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올해 최악의 불운을 겪고 있는 '리빙 레전드' 저스틴 벌랜더(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한 달 여만에 2승째를 수확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통산 탈삼진 부문에서 9위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벌랜더는 2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투구수 101구, 7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역투했다.
지난 2004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지명을 받은 뒤 200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 디트로이트를 시작으로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뉴욕 메츠 유니폼을 입으며 총 세 번의 사이영상(2011, 2019, 2022)을 수상한 '리빙 레전드' 벌랜더는 올 시즌에 앞서 1500만 달러(약 209억원)의 계약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했다.
그런데 올해 샌프란시스코에서 벌랜더는 불운의 아이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운이 따르지 않았다. 시즌 첫 등판에서 5이닝 2실점(2자책)으로 호투했음에도 불구하고 승리와 연이 닿지 않았고, 4월에는 5번의 등판에서 두 번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마크했지만, 또다시 승리는 벌랜더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리고 5월에는 4번의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3.80에도 첫 승 신고는 차일피일 미뤄졌다.
이 흐름이 7월까지 이어졌고, 벌랜더는 지난달 24일 애슬레틱스와 맞대결에서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드디어 첫 승을 수확하는 기쁨을 맛봤다. 그러나 이후 등판에서 다시 승리와 멀어지기 시작했고, 5경기 연속 무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달랐다. 타선의 든든한 지원 속에서 벌랜더는 버티고 버텼고, 마침내 2승째를 손에 쥐었다.


벌랜더는 1회 경기 시작부터 2사 2, 3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결정적인 상황에서 카슨 켈리를 삼진 처리하며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2회초 처음으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냈고, 2회말 공격에서 한 점의 지원을 받은 3회초, 다시 찾아온 1, 2루 위기를 넘어서며 순항했다.
첫 실점은 4회였다. 벌랜더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안 햅에게 2루타를 맞으면서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내보냈고, 댄스비 스완슨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들어진 1, 2루에서 맷 쇼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았다. 그리고 5회에도 2아웃을 잘 잡아놓고, 피트 크로우-암스트롱과 켈리에게 연달아 안타를 내주며 1-2로 역전까지 허용했다.
벌랜더가 워낙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등 불운의 길을 걷고 있었던 만큼 이날도 승리와는 거리가 멀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5회말 샌프란시스코가 2점을 뽑아내며 다시 벌랜더에게 리드를 안겼고, 벌랜더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를 마크했다. 이에 샌프란시스코는 6회말 공격에서 두 점을 더 뽑아내며 승기를 드높였고, 끝까지 리드를 지켜낸 결과 벌랜더는 34일 만에 시즌 2승째를 확보했다.

그리고 이날 벌랜더는 5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통산 3520탈삼진을 기록하게 됐고, 월터 존슨을 넘어 메이저리그 통산 탈삼진 랭킹 9위에 이름을 올렸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com'에는 존슨의 삼진 기록이 3508개, 베이스볼 레퍼런스에는 3509개로 표기가 돼 있는데, 엘리아스 스포츠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MLB.com'의 사라 랭스는 존슨의 삼진을 3515개로 언급하며, 벌랜더가 이날 역대 9위에 이름을 올렸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중계를 담당하는 'NBC 스포츠 베이 에이리어'도 랭스와 마찬가지였다.
기록의 오류는 있어 보이지만, 어쨌든 벌랜더는 논란의 여지 없이 역대 탈삼진 부문 9위가 된 것은 분명한 사실. 이제 벌랜더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8위 게일로드 페리(3534K), 7위 돈 서튼(3574K)와 격차가 18탈삼진, 58개에 불과한 까닭이다. 남은 경기에 얼마나 많은 삼진을 뽑아낼 수 있을진 미지수지만, 역대 8위 등극은 올 시즌 중에도 노려볼 수 있을 전망이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