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유통업계가 14억 ‘인구 대국’ 인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5일 유통·식품·뷰티업계에 따르면 인도는 인구의 절반가량이 Z세대로 구성된 젊은 소비층을 바탕으로 K-푸드와 K-뷰티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현지 점유율 확대와 장기 성장 기반 마련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이마트24는 최근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에 한국 편의점 업계 처음으로 인도 1호점을 열었다. 김밥·떡볶이 등 K-푸드와 가공식품을 비롯해 인도 내 K-뷰티 플랫폼 ‘리메세’ 화장품 코너를 함께 운영하며 현지 한류 팬을 겨냥한다. 연내 2호점 개점도 계획 중이다.

롯데웰푸드는 인도에서 가장 활발히 투자 중인 기업으로 꼽힌다. 2004년 진출 이후 현지 아이스크림 1위 업체 ‘하브모어’를 인수했고, 올해 푸네에 신규 빙과 공장을 준공했다. ‘돼지바’ 인도 버전인 ‘크런치바’는 출시 3개월 만에 약 10억원 매출을 올렸다. 지난 7월부터는 하리아나 공장에서 해외 처음으로 ‘빼빼로’를 생산하고 있다.
롯데웰푸드 인도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약 2905억원으로, 전체 해외 매출의 34%를 차지했다. 초코파이는 인도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하며, 회사는 오는 2032년까지 인도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리온도 2021년 라자스탄주에 공장을 세워 초코파이를 생산 중이다. 현지 소비자 선호도를 반영해 딸기·망고·오렌지 등 다양한 시리즈 제품을 선보였으며, 지난 1분기 인도법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672억원을 기록했다. 유통망도 북동부 전통 소매점을 중심으로 확장하며, 불닭맛 스낵·쌀과자 등 K-푸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라면 역시 K-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매년 소비가 늘고 있다. 세계라면협회에 따르면 인도는 연간 55억개를 소비하며 중국,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 3위 라면 소비국이다.
농심은 현지 입맛에 맞춘 ‘신라면 치킨’ 등 18개 제품을 수출하며 2020년 이후 4년간 연평균 63% 성장했고, 삼양은 불닭시리즈와 삼양라면 등을 대형마트에 공급하고 있다. 다만 이들 기업은 현지 법인 설립이나 공장 건설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인도 법인 출시와 공장 출시는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식품 다음으로 국내 기업이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인도 뷰티 시장이다. 식약처는 인도 K-뷰티 시장은 지난해 약 4억달러(5500억원)에서 2030년 15억달러(2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K-푸드 다음으로 주목받는 분야는 뷰티다. 식약처는 인도 K-뷰티 시장이 지난해 약 4억달러(5500억원)에서 2030년 15억달러(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코스맥스는 연내 뭄바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50여개 확보 고객사를 기반으로 K-뷰티 개발을 본격화한다.
아모레퍼시픽은 2013년 인도에 진출해 프리미엄 브랜드 입지를 구축했고, 올해는 유통망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4월 대규모 ‘K-뷰티 프로모션’을 열어 소비자 접점을 넓혔다. 인도를 주 무대로 하는 유통 플랫폼 리메세 역시 지난해 매출 215억원, 영업이익 25억9000만원을 기록하며 각각 54%, 290% 성장했다.

생활용품 기업 락앤락은 최근 뭄바이에 해외 7번째 법인을 세우고 인도 전용 텀블러 ‘메트로’ 시리즈 개발에 착수했다. 현지 최대 홈·라이프스타일 전시회 ‘HGH 인디아’에도 참가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유통업계가 인도에 잇따라 눈을 돌리는 이유는 시장 잠재력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인도 국내총생산(GDP)이 2023년 약 3조5000억달러(4900조원)에서 2028년에는 5조7000억달러(7900조원)로 확대될 것이라 전망했다. 독일과 일본을 제치고 미국·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세계 최대 인구와 연 7% 수준의 성장률, 평균 연령 29세의 초(超) Z세대 중심의 젊은 인구 구조는 한국(45세), 일본(49세), 미국(38세), 중국(39세)에 비해 월등히 낮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류 콘텐츠를 경험한 인도 젊은층이 자연스럽게 한국 음식, 화장품, 생활용품으로 관심을 확장하고 있다”며 “인도 시장은 한국 기업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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