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향후 거취 주목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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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시절 낙하산 논란 속에 취임했던 이학재 인천국제공항사장은 임기를 10개월여 남겨두고 있다. 사진은 2023년 추석 당시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학재 사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윤석열 정부 시절 낙하산 논란 속에 취임했던 이학재 인천국제공항사장은 임기를 10개월여 남겨두고 있다. 사진은 2023년 추석 당시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학재 사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지 석 달이 가까워오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 시절 임명된 낙하산 인사들의 거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이끄는 이학재 사장도 그중 하나다. 정치권 출신으로 대표적인 낙하산 인사일 뿐 아니라, 비상계엄 및 탄핵으로 혼란스러운 정국 속에서 알박기 인사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던 그가 10개월여 남은 임기를 완주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임기 완주’ 의지 내비쳤지만… ‘불편한 동거’ 언제까지?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정치권 출신으로 2023년 6월 취임 당시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이학재 사장은 인천 서구에서 두 차례 구청장을 역임하며 ‘최연소 구청장’ 타이틀을 달았고, 이후 2008년 총선에 출마해 제18대 국회에 입성했다. 이어 제19대, 제20대 국회까지 3선에 성공했지만 2020년 제21대 총선에선 낙선했다. 한때 바른정당에서 활동하기도 했으나 대체로 국민의힘 소속으로 인천 지역에서 정치 경력을 쌓아왔고, 제20대 대선 당시엔 윤석열 대통령 캠프 정무특보를 맡았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엔 2022년 지방선거에 인천광역시장 후보로 출마했다. 하지만 당내 경선에서 최종 탈락하며 고배를 마셨다. 그리고 이듬해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으로 낙점됐다. 공항 관련 전문성에 물음표가 붙을 뿐 아니라 유력 정치인 출신이고,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요직을 맡기까지 했던 만큼 낙하산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었다. 

이학재 사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캠프에서 정무특보를 맡았을 당시 성남시 대장동에서 청와대까지 걸어가며 ‘대장동 게이트 특검’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한 바 있다. / 뉴시스
이학재 사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캠프에서 정무특보를 맡았을 당시 성남시 대장동에서 청와대까지 걸어가며 ‘대장동 게이트 특검’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한 바 있다. / 뉴시스

결과적으로 윤석열 정권이 조기에 막을 내리고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이학재 사장은 ‘불편한 동거’ 중이다. 이런 가운데, 인천국제공항공사 내부에선 노조 차원의 퇴진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윤석열 정부 낙하산 인사의 사퇴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된다. 그의 거취가 주목되는 이유다.

이학재 사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6월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임기 완주’ 의지를 내비친 상태다. 그는 “공기업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사장의 임기는 정상적으로 마무리돼야 한다”며 “정치적인 이유로 부당하게 공기업 사장 임기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국민에게도 안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편한 동거에 따른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학재 사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캠프에서 정무특보를 맡았을 당시 ‘대장동 게이트 특검’을 촉구하며 성남시 대장동부터 청와대까지 걸어가는 1인 시위를 하는 등 이재명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단순한 낙하산 인사가 아닌, 현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웠던 인물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학재 사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대선 국면 속에서 ‘알박기 인사’ 논란에도 휩싸인 바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자회사 요직에 국민의힘 출신 인사들을 앉히려 한 것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내란은폐 및 알박기 인사 저지 특별위원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언론 보도 등이 이어지면서 4건의 인사 중 3건은 무위로 돌아갔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발표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아쉬운 결과를 받아든 것 역시 예사롭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6월 발표된 2024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C등급을 부여받았다. 전년 대비 2등급 하락한 결과다. 2021년 및 2022년 평가에서도 C등급에 그친 바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학재 사장 취임 이후인 2023년 평가에서 A등급으로 뛰어올랐으나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고 말았다.

한편으론, 내년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학재 사장이 인천광역시장 등에 출마를 결정할 경우 임기를 채울 수 없게 된다는 점에서다.

이학재 사장이 이재명 정부와의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며 임기를 채우게 될지 향후 거취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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