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매장 운영, 자동화가 답이다" 권민재 하이어엑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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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기술은 사람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시간을 돌려주는 조력자입니다. 하이어엑스는 소상공인과 근무자 모두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권민재 하이어엑스 대표의 출발점은 화려한 연구실도, 대규모 투자도 아니었다. 지난 2017년부터 약 6년간 외식 매장을 직접 운영했던 그는 업주의 가장 큰 고민이 매출이 아닌 '인력 관리'라는 사실을 스스로 절감했다. 알바생과의 의사소통 오류, 반복되는 업무 누락, CCTV와 단체 채팅방에 의존한 감시 형태 관리가 일상화되면서 업주도 근무자도 지쳐갔다.

"저는 꼼꼼한 성격인데 어느 순간 알바생들에게 잔소리만 하는 사장이 돼 있었어요. 그런데 이건 저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수많은 자영업자가 비슷한 고충을 겪고 있었죠."


◆현장에서 탄생한 두 가지 솔루션

권 대표는 현장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바꿀 방법을 모색했다. '업주와 근로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매장'이라는 목표 아래, 그는 업무를 표준화·가시화·자동화할 수 있는 솔루션 개발에 착수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은 매장 관리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워키도키'였다. 이후 무인 매장 증가 흐름에 발맞춰 긱워커(Gig Worker, 일회성 업무 근로자) 기반 무인 관리 서비스 '브라우니'까지 내놓으며 사업을 확장했다.

하이어엑스(HireX)는 사명부터 철학을 담고 있다. 'Hire'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고용 'X'는 빈칸처럼 기존에 없던 일을 창출한다는 의미다.

"기술을 통해 불필요한 반복을 줄이고, 사람들에게 시간을 돌려주는 것. 그것이 저희 회사의 미션입니다."

이 철학은 두 가지 서비스로 구체화됐다. 먼저 워키도키는 매장 운영과 근무자 관리 SaaS를 통해 체크리스트·공지·자동화 기능으로 업무 누락을 방지한다. 또 데이터 기반 리포트로 본사와 점주의 의사결정을 돕는다.


브라우니는 긱워커가 무인 매장을 방문해 청소, 재고 보충, 설비 점검을 맡는 서비스다. 이는 단순 파견이 아니라 교육된 크루가 안정적 운영을 지원하며 무인화 솔루션 컨설팅까지 병행하고 있다.

"워키도키가 앱을 통한 운영 자동화를 맡는다면, 브라우니는 현장을 직접 케어하는 서비스입니다. 두 축을 결합해 디지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경쟁력을 갖췄죠."

◆자동화 넘어 '사람 중심' 일자리 모델

하이어엑스의 또 다른 특징은 '일자리 모델'에 있다. 단순 효율 개선을 넘어 다양한 계층이 새로운 방식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이다.

워키도키와 브라우니를 활용하면 장애인·경력단절 여성·시니어층도 근무에 참여할 수 있다. 실제로 청각장애인 직원은 앱을 통해 업무 지시를 확인한다. 또 경력단절 여성은 자녀 등하교 시간에 맞춰 동네 매장을 관리한다. 시니어 크루들도 안정적으로 활동하며 평균 근속기간은 11개월에 달한다.

"긱워커 일자리는 보통 단기성에 그치지만, 저희는 주급 지급 시스템과 표준화된 업무 매뉴얼을 통해 안정성과 지속성을 함께 만들고 있습니다."

솔루션이 도입된 매장에서는 즉각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점주들은 "마감 시간이 두렵지 않고, 주말에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근무자들은 "해야 할 일이 명확해져 스트레스가 줄었다"라고 전했다.

이 같은 현장의 긍정적 변화는 프랜차이즈 본사까지 확산됐다. 품질·서비스·청결(QSC) 관리가 투명해지고, 가맹점 운영 표준화도 가능해졌다. 현재는 GS25, 롯데슈퍼 등 200여개 직영점이 하이어엑스 솔루션을 도입했다. 추후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크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하이어엑스는 해외 진출에도 나섰다. 일본 편의점 야간 근무자의 상당수가 외국인 노동자로 대체된 현실에서, 운영 자동화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또한 워키도키에는 인공지능(AI) 운영 코파일럿을 탑재해 △업무 추천 △우선순위 설정 △자동 리포트 등 '업무 비서' 기능을 강화한다. 브라우니는 사물인터넷(IoT)과 결합해 예측 보충·이상 징후 대응 시스템을 마련하고, 오픈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통해 파트너 생태계를 확장할 계획이다.

"향후 5년 내 아시아 1등 매장 운영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소상공인에게는 가장 쉬운 생산성 플랫폼, 본사에는 가장 신뢰받는 실행 엔진, 근무자에게는 가장 친절한 업무 코파일럿이 되고 싶습니다."

하이어엑스의 성장은 단순한 IT 스타트업의 성공담에 그치지 않는다. 매장 운영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사회적 약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실험이자 도전이다.

"로봇과 자동화가 아무리 발달해도 결국 사람의 손길은 필요합니다. 저희는 기술을 통해 반복을 줄이고, 사람들이 더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하려 합니다. 하이어엑스가 바로 그 해답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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