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더발리볼 = 이보미 기자] “우리는 원 팀이었다.”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의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이 선수들에게 전한 말이다.
한국은 지난 23일 막을 내린 동아시아선수권에서 대만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총 6개 팀이 대회에 참가한 가운데 한국은 조별리그부터 결승전까지 4경기 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엇보다 국제배구연맹(FIVB) 랭킹 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으면서 세계랭킹 25위로 도약했다. 가장 큰 수확이다.
대표팀은 24일 중국을 떠나 김포공항을 통해 한국에 들어왔다. 대표팀은 바로 해산 후 오는 27일 재소집된다. 아직 일정이 남았다. 한국 남자배구는 11년 만에 세계선수권 무대에 오른다. 오는 9월 12일부터 필리핀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출격할 예정이다.
세계선수권 최종 14인 명단도 25일 확정된다. 동아시아선수권 명단에서 변동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라미레스 감독도 공항에서 선수들 앞에서 긴 시간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 주장 역할을 맡았던 허수봉은 “올해 대표팀 선수 변동이 많았는데, 세계선수권을 준비하면서도 멤버 변동이 있을 것 같다. 감독님도 선수들에게 모두가 필요한 선수였고, 우리는 한 팀이었다는 얘기를 해주셨다”고 했고, 임동혁도 “올해 바쁜 일정 속에서 모두 견디면서 뛰고 있다. 감독님이 동기부여가 될 만한 말을 해주셨다. 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들이 어쩔 수 없이 나올 텐데 그래도 모두가 고생을 했고, 필요한 선수였다고 말하셨다”고 전했다.
라미레스 감독도 “짧게나마 우승을 축하하는 시간을 가졌고, 아쉽게도 세계선수권 명단에 포함되지 못하는 선수들도 있을 예정이라 아쉬움을 전하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2024년 라미레스 감독이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공식 대회 우승은 처음이다. 작년에는 국내에서 열린 친선 대회인 코리아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지만, FIVB 랭킹 포인트가 주어진 대회는 아니었다.
라미레스 감독은 “한국 대표팀에 처음 왔을 때부터 팀 성장 그리고 랭킹 포인트를 쌓기 위해 노력을 했다. 선수들의 열망과 의지가 보였던 기간이었다.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면서 “이번 대회에서 만난 대만도 강한 팀이었다.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VNL 멤버들이 뛰는 폴란드를 상대로 유일하게 두 세트를 획득한 팀이었다. 우리가 브라질 전지훈련에서 만난 브라질과도 좋은 경기를 펼쳤다. 결코 쉬운 팀이 아니었는데 선수들이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좋은 결과를 얻어서 기쁘다”며 미소를 지었다.
동시에 한국은 중국을 제치고 세계랭킹 25위로 올랐다. 한국에 운도 따랐다. 대회 규정상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참가팀에는 동아시아선수권에 참가하더라도 랭킹 포인트가 주어지지 않는다. 상대팀도 마찬가지다. 중국이 4강에서 대만을 꺾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면 한국 역시 랭킹 포인트를 얻지 못했다.
라미레스 감독도 “이번 대회 우승으로 중국보다 높은 랭킹에 오르게 됐다. 선수들도 자신감을 얻었다. 앞으로 참가할 대회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것 같다”면서 “또 협회, 구단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늘 도와주는 분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라미레스호의 올해 마지막 일정이 세계선수권이다. 끝으로 라미레스 감독은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다시 대표팀이 소집되면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는 마음가짐으로 임할 것이다. 이번에 빠졌던 선수들도 다시 복귀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작년 대표팀 활약으로 인해 한국이 11년 만에 세계선수권에 참가하게 됐다. 참가팀 중 최하위 랭킹으로 출전하지만 한국 배구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며 힘찬 포부를 밝혔다.
세계랭킹 25위까지 오른 한국 남자배구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