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현대, 유통 대기업 2분기 실적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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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서 매장 오픈을 기다리는 고객들의 모습. /롯데마트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국내 유통 대기업이 올해 2분기 성적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유통 대기업 3사는 공통적으로 지난 2분기 적자 또는 영업이익 급감으로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의 2분기 연결 매출이 3조34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06억원으로 27.5% 줄었다. 상반기 전체로는 영업이익이 10% 늘었지만, 2분기 들어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졌다.

가장 뼈아픈 곳은 마트·슈퍼 부문이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2분기 영업손실 45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130억원 영업손실과 비교해 적자 폭이 세 배 이상 커졌다. 상반기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흑자에서 354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롯데온에서 e그로서리(온라인 식품) 사업을 이관하면서 비용이 늘어난 점도 실적에 부담이 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온라인 부문 강화를 위해 제타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며 "동시에 오프라인 매장은 그로서리 전문 매장으로 리뉴얼해 식품 경쟁력을 높이고 영업이익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세계백화점

신세계그룹의 2분기 연결 매출은 영업 이익 급감에 발목을 잡혔다. 매출은 1조6938억원으로 5.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53억원으로 35.9% 감소했다.

신세계백화점 2분기 순매출액은 62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줄었고, 영업이익은 709억원으로 13.3% 감소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도 매출은 1조2875억원으로 1.4%, 영업이익은 1789억원으로 8.5% 각각 줄었다.

패션 매출 둔화에 더해 센텀시티 ‘하이퍼그라운드’, 강남점 식품관, 본점 ‘더 헤리티지’와 ‘디 에스테이트’ 등 대규모 리뉴얼 투자가 비용 부담으로 작용했다.

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매출 6051억원으로 22.9% 늘었지만 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시내·공항 면세점 브랜드 개편으로 외형은 성장했으나, 인천공항 고정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 탓에 매출 증가가 이익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마트가 그나마 5개 분기 연속 실적 개선을 이어갔다. 올해 2분기 21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전년 동기에는 34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1809억원으로 전년보다 13배 이상 증가했다. 상반기 순이익도 52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현대면세점

현대백화점그룹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는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7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늘었으나, 매출은 1조9988억원으로 4% 감소했다. 순이익은 1033억원으로 49.3% 줄었다.

현대백화점의 2분기 매출은 5901억원, 영업이익은 693억원으로 각각 3.6%, 2.3% 줄었다. 디큐브시티점 폐점과 청주·중동점 리뉴얼 비용이 반영된 결과다.

현대면세점은 매출 2935억원으로 22% 증가했으나 영업손실 13억원을 냈다. 인천공항 DF5(명품 부티크) 구역을 맡아 상대적으로 낮은 임대료를 적용받지만, 공항 임대료 부담은 여전히 크다. 동대문점 철수 등 효율화 작업으로 적자 폭을 줄였으나 구조적 개선보다는 단기 절감 효과라는 평가가 많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점포별 특화 리뉴얼과 외국인 전용 멤버십 ‘H포인트 글로벌’, 하이주얼리 강화, ‘더현대 2.0’ 플랫폼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2027년 문을 열 예정인 ‘더현대 부산’과 ‘더현대 광주’도 이 모델로 개발되며, 단순 유통을 넘어 문화와 지역 특성을 담은 공간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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