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최찬식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당의 새 지도부를 뽑는 큰 행사지만, 내부 분위기는 무겁다. 특검의 수사 압박과 내부의 계파 갈등, 그리고 흥행 동력 상실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어서다. 이번 전당대회가 ‘출구전략’이 될지, 아니면 또 다른 분열의 불씨가 될지 주목된다.
◇ ‘전당대회’, 집안 잔치인데… 삼중고에 흥행 적신호
국민의힘 새 당 대표를 뽑기 위한 투표가 시작됐다. 국민의힘은 오늘(20일)부터 이틀간 선거인단(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를 진행한다. 이렇게 취합된 당원(80%)과 국민(20%) 여론 합산을 통해 오는 22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가 선출된다.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권주자들은 투표 참여를 독려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김문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는 강성 지지층을 향해 결집을 호소했고, 안철수 후보와 조경태 후보는 혁신을 강조하며 중도 보수층 끌어안기에 역량을 집중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이번 전당대회를 향한 관심이 뜨뜻미지근한 분위기다. 실제 지난 19일 치러진 당 대표 후보들의 3차 TV토론회 시청률은 1.2%(전국 기준, 닐슨코리아)로 집계됐다. 총 3차례 진행된 TV토론회 중 가장 저조한 수치다. 유튜브 영상의 조회수 역시 미미한 수준이다.
당내에서는 ‘예견된 것’이라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애초부터 ‘찬탄파(탄핵찬성파)’와 ‘반탄파(탄핵반대파)’로 갈린 세력이 전당대회 과정에서 대립각을 세우며 서로에 대한 격한 비방과 난타전만 지속하면서 당원들은 물론 국민적 실망감이 커졌고, 이는 민심 외면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 과정을 보면, 당내 분열을 치유하기보다 오히려 상처를 드러내고 내홍을 부각시키는 장이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번 전당대회의 스포트라이트가 네 명의 후보가 아닌, ‘전한길’이라는 인물에 쏠린 것도 뼈아픈 대목이다. ‘친윤(친윤석열)’ 유튜버 전한길 씨는 지난 8일 대구에서 열린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찬탄파’ 후보들을 향해 “배신자”를 외치며 비난과 야유를 선동하는 등 전당대회 행사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또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 후보들의 이른바 ‘전한길 면접’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전당대회 무대가 오히려 특정 개인의 ‘정치 이벤트’로 흡수되면서 정작 당 대표 선거는 뒷전이 되는 기묘한 풍경이 연출된 것이다.
설상가상, 국민의힘을 향한 특검의 수사도 전당대회 분위기를 무겁게 하고 있다. 당내 주요 인사들을 겨냥한 수사가 이어지면서 지도부 교체가 ‘쇄신’보다는 ‘방어’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나온다. 수사의 칼끝이 어디까지 뻗을지 모르는 불확실성은 전당대회 결과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외부의 특검 압박, 내부의 계파 갈등, 그리고 흥행 동력 상실이라는 ‘삼중고’ 속에 치러지고 있다. 결국 이번 전당대회는 단순히 새 지도부를 뽑는 절차를 넘어, 국민의힘의 향후 정치적 노선과 정체성을 가를 시험대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이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과거 탄핵의 굴레에서 벗어나 미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강성 당심은 ‘반탄’ 후보들을 향하고 있어 사실상 혁신과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는 분석이 많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 선출’이라는 절차적 목표는 달성되겠지만, 그것이 당의 체질 개선이나 통합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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