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거의 다 먹여 살리고 있죠.”
KIA 타이거즈 포수 김태군은 7월부터 타격 컨디션이 상당히 좋다. 7월에만 16경기서 타율 0.297 2홈런 8타점이다. 8월에는 1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까지 6경기서 19타수 9안타 타율 0.474 3타점. 후반기 15경기서 타율 0.415 2홈런 7타점이다.

그냥 타격감이 좋은 게 아니라, 중요한 순간 순도 높은 타점을 많이 올린다. 지난 5일 제임스 네일과 알렉 감보아(롯데 자이언츠)의 팽팽한 투수전서 감보아를 무너뜨린 한 방도 김태군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1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서도 안타 1개를 적립했다.
김태군은 작년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서 결정적인 좌월 그랜드슬램을 터트린 뒤 ‘식물 포수’로 불리는 게 싫었다고 털어놨다. 실제 김태군은 올 시즌을 준비하며 타격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장타력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2022년 삼성 시절에는 102경기서 타율 0.298을 때린 경험이 있다.
사실 김태군이 수비형 포수로 불리는 건 타격을 못해서가 아니라 수비, 작전수행능력이 빼어나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 지난 8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8회말에 나온 고급 수비는 상당히 눈에 띄었다. 무사 1,3루 위기서 상대의 홈스틸에 대비해 유격수 박찬호를 전진 수비시켜 강하게 송구해 3루 주자를 묶은 건 이호준 감독으로부터 인정을 받았을 정도다.
본래 무사 1,3루에선 더블스틸을 잘 시도하지 않는데, NC는 역으로 시도해온 팀이었다. 김태군은 그걸 미리 알고 내야진을 정비해 추가실점을 막아냈다. 물론 김태군도 사람이라 실수도 하지만, 최근 공수에서의 경기력을 보면 그 어떤 선수들보다 내실이 좋다.
이범호 감독도 12일 삼성전을 앞두고 웃더니 “거의 다 먹여 살리고 있죠”라고 했다. 그러면서 “투수들 리드도 그렇고, 공격에서도 그렇고 찬스에서 잘 치고, 주자가 없을 땐 또 찬스를 만들어주고 있다. 지금 (한)준수도 타격 컨디션은 상당히 좋다. 그런데 태군이가 우선 좀 나가주는 게 좋다. 경험이 많은 친구이기 때문에 이길 확률이 좀 더 높지 않을까”라고 했다.
KIA는 절체절명의 위기다. 이럴 때일수록 한준수보다 김태군의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범호 감독은 “후반에 지고 있거나, 준수가 상대하기 좋은 투수가 나오면 바꿔서 내보내고, 휴식을 주면서 로테이션을 시킬 수도 있다. 그래야 타격감도 떨어지지 않고 잘 갈 수 있다. 그런 부분을 생각하면서 어떤 게 유리한지 체크해서 오더를 쓰려고 한다”라고 했다.
김태군은 12일 경기서도 에이스 제임스 네일과 완벽에 가까운 호흡을 자랑하며 팀의 2연패 탈출을 견인했다. 타석에서도 2안타를 터트렸다. 눈에 드러나는 수치도 좋은데, 그 이상의 공헌도가 있다. 현 시점에서 KIA는 김태군의 컨디션 관리가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

심재학 단장은 2023년 여름 김태군을 트레이드 하면서, 2025시즌까지는 백업들이 올라와서 김태군과 대등한 기량을 갖추고, 김태군의 3년 25억원 다년계약 마지막 시즌인 2026년엔 백업들이 자연스럽게 치고 올라가갈 기대했다. 그러나 지금 볼 땐 심재학 단장의 말대로 안 될 듯하다. 백업들이 안 올라오는 것보다 김태군의 기량이 여전히 건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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