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서울시에서 4세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A씨는 자녀를 사립유치원에 보내고 있다. 매달 유치원비로 50만 원가량을 내는데, 방과후 과정비까지 포함된 금액이다. 여기에 학습지 2과목, 영어, 미술, 수영까지 더해지면서 한 달 교육비 지출은 120만 원을 훌쩍 넘는다.
최근 정부가 유아를 대상으로 유치원·어린이집 비용을 추가 지원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A씨는 마음이 설렜다. 그러나 내용을 확인한 순간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전액 무상이 아닌 데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지원금 규모도 달랐다. 무엇보다 올해 지원 대상은 5세 아동에 한정돼 있어, 4세인 A씨 자녀는 해당되지 않았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유치원 학부모 부담금은 국공립의 경우 원아 1인당 월 1만 552원, 사립은 19만 9362원으로, 평균 8만 4293원이었다. 2023년 평균(7만 243원)보다 약 20% 늘었다.
정부지원금은 국공립 월 15만 원, 사립 월 35만 원이 지급되는데, 이를 제외하고 학부모가 직접 부담하는 금액이 ‘부담금’이다. 방과후 과정비와 특성화 활동비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평균 22만 6491원으로 가장 높았고, 대구(14만 8640원), 경기(14만 3801원), 인천(10만 1370원) 순으로 수도권과 대도시 지역의 부담이 컸다.
정부는 늘어나는 학부모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22년부터 동결됐던 유치원 정부지원금을 인상하기로 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5세 아동 약 27만 8000명을 대상으로 유치원·어린이집 비용을 추가 지원한다. 하반기 6개월 동안 총 1289억 원이 투입되며, 지원금은 기관에 직접 지급돼 학부모의 실부담을 줄인다.
공립유치원은 기존 5만 원이던 방과후과정비를 7만 원으로, 사립유치원은 표준유아교육비(월 55만 7000원)와 정부·시도교육청 평균 지원금 차액인 11만 원을 지급한다. 어린이집은 보육료 외에 입학준비금·특별활동비 등 기타경비 평균 7만 원이 추가 지원된다. 정부는 올해 5세 지원을 시작으로 2026년에는 4~5세, 2027년에는 3~5세까지 무상교육·보육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단계적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부산시교육청은 내년부터 사립유치원 3~5세 유아 전원에게 표준유아교육비 전액을 지원하는 ‘전면 무상’을 시행한다. 총 315억 원 규모의 예산을 확보해 정부 지원 여부와 상관없이 자체 추진하며, 약 2만 2800명이 혜택을 받을 예정이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사립유치원 간 교육비 격차를 줄이고 학부모 부담을 실질적으로 완화하겠다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민간 기업도 유아교육 지원에 나서고 있다. 스타벅스는 임직원(파트너)의 자녀가 만 4세~6세일 경우, 분기당 30만 원씩 최대 240만 원의 유치원 학자금을 지원한다. 출산·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전직 점장·부점장을 재고용하는 ‘리턴맘’ 제도, 유사 업종 경력자를 채용하는 ‘경력단절 바리스타’ 제도 등과 함께, 직원이 장기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복지 정책의 하나다.
정부·지자체·기업이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연령과 지역에 따라 지원금이 다른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육아맘 B씨는 “지역마다 유치원비 편차가 너무 큰 것이 아쉽다”며 “교육비 부담이 꽤 되는데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이 저마다 유아 교육비 경감에 나서고 있지만, A씨처럼 “기대했지만 내 이야기는 아니었다”는 부모의 목소리도 높다. 지원의 폭과 대상을 넓혀 모든 가정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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