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국내 여행 바가지와 갑질, 막말 논란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수요가 집중되는 연휴 또는 성수기 한철 호텔·펜션의 1박 숙박비가 평소의 3∼4배 수준으로 치솟아 적지 않은 누리꾼들은 “이러니 차라리 해외여행을 간다는 말이 나온다”고 꼬집는다.
먼저 최근 논란이 된 사례를 살펴보면 강원도 삼척, 경북 울릉도, 강원도 속초, 전남 여수 등의 관광지와 식당이 있다.
지난 6월 강원도 삼척 환선굴을 방문한 유튜버 금별은 당시 모노레일 표를 구매했었으나, 이용하지 않고 환불을 요청했다. 이에 환선굴 모노레일(삼척 모노레일 주식회사) 매표소 직원은 “이거(표) 취소하는 이유를 여쭤 봐도 될까요?”라고 해당 물어본 후 카드결제 취소를 마쳤다. 문제는 이후다. 돌아서서 내려가려는 유튜버의 너머로 “미x, 또x이”라는 해당 직원의 음성이 또렷하게 담긴 것이다.
이에 누리꾼들은 해당 매표소 운영사와 삼척시청 등에 민원을 접수하기 시작했고, 당시 욕설을 한 직원은 감봉 1개월 징계 처분이 내려졌다. 삼척시는 시청 홈페이지와 SNS 계정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여행 유튜버 꾸준 채널에 ‘울릉도는 원래 이런 곳인가요? 처음 갔는데 많이 당황스럽네요’ 제하 영상이 게재됐다.

해당 영상에서는 따개비죽 한 그릇 가격이 2만원으로, 제주도 전복죽보다 비싸다는 이야기부터, ‘비계삼겹살’, 한여름 에어컨 작동 안 되는 숙박업소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평일이었음에도 숙박비가 9만원에 달하는 점도 여행객 입장에서는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유튜버 꾸준의 울릉도 여행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된 점은 ‘비계삼겹살’이다. 당초 그는 삼겹살을 주문했지만 절반이 비계였는데, 이 고기 부위는 ‘앞다리살(전지)’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식당은 영업정지 7일 처분이 내려졌고, 남한권 울릉군수가 지난달 24일 직접 사과하는 영상이 업로드 됐다.
강원도 속초와 전남도 여수에서는 식당을 혼자 찾은 여행객에게 식당 주인으로 보이는 인물이 “빨리 먹고 나가라”며 재촉하는 느낌의 말투로 면박을 줘 논란이 일었다.

속초 포장마차촌인 ‘오징어난전’을 혼자 찾은 여성 유튜버는 한 포장마차를 찾아 바깥쪽 테이블에서 주류와 오징어 회와 통찜을 주문하고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해당 음식점의 점주로 보이는 인물이 “빨리 잡숴, 너무 오랫동안…”이라고 말했다. 오징어회가 나오고 15분 정도가 지났을 뿐이고, 오징어 통찜이 나온 때부터는 2∼3분이 지난 시점에 일어난 일이라는 게 해당 유튜버의 설명이다.
해당 유튜버는 “여기 온지 30분 정도가 된 것 같은데 빨리 먹고 가야할 것 같은 분위기다”라면서 결제를 마치고 자리를 이동한 후 “두 번 다시 오징어난전을 안 갈 것 같다. 맛있고 분위기도 너무 좋았는데, 눈치보면서 먹는 게 조금 불편했다”고 말했다.
여수를 찾은 다른 여성 유튜버도 한 식당을 방문해 1인분은 안 된다고 해 2인분을 주문하고 식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식당 주인으로 추정되는 종업원이 “아가씨 하나만 오는 게 아니거든, 우리집은”이라며 “얼른 잡숴야 돼요. 이래가지고 있으면 무한정이잖아”라고 말을 했다.

해당 유튜버는 식당 직원에게 “저 들어 온지 20분밖에 안 됐다. 2인분 시키지 않았느냐”라며 “빨리 나가라고 하면 어떻게 하시냐”고 웃으며 되물었다. 그럼에도 해당 식당 직원은 “아, 예 알았어요. 얼른 드세요”라고 말하면서 눈치를 줬다. 결국 해당 유튜버는 “저 그냥 갈게요, 못 먹을 것 같아요”라고 말한 뒤 식당을 나왔다.
사정이 이쯤되자 누리꾼들은 “삼척이나 울릉도, 속초, 여수는 가지 않을 것 같다”라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외에도 국내 여행지의 숙박시설도 연휴나 성수기 기간 숙박요금을 평소보다 적게는 2배, 많게는 3∼4배 수준으로 책정해 여행객들 사이에서 눈살이 찌푸려지는 상황이다.
최근 강릉 강문해변 인근에 오픈한 한 호텔&레지던스는 평일과 일요일 기준 숙박비가 19만∼25만원 정도인데, 바닷가를 찾는 여행객이 많은 여름철 주말에는 50만원 안팎 가격이 보통이다. 10월 개천절부터 추석 연휴에는 1박 숙박비가 75만∼90만원대에 달한다.
속초에 위치한 다른 호텔도 8월말 평일 기준 숙박비는 18만원 안팎 수준이지만, 극성수기로 꼽히는 광복절 연휴 숙박비는 약 60만원에 달한다. 추석 연휴에도 1박 기준 숙박비가 50만원 이상이다.
또한 강원도 지역의 펜션을 살펴보면 1박에 100만원 이상의 가격을 책정한 곳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렇다보니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수요에 따라 숙박비가 달라지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 차이가 너무 심하다”, “한철 장사 하려는 숙박업소 때문에 여행지로 꼽히는 지역의 관광 수요가 침체되는 것”, “차라리 해외여행을 가는 게 더 저렴하겠다”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실정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 전남 여수와 울릉도를 찾은 방문객은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데이터랩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울릉도 방문객은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했고, 전남 여수 방문객 수도 2.4% 줄었다. 상반기 강릉·양양 지역 방문객은 1% 안팎의 성장에 그쳤다. 그나마 속초 방문객이 4.97% 늘었지만, 강원도 전체를 보면 상반기 방문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0.97% 증가했을 뿐이다.
여행지의 음식점에서 겪은 불편한 이야기가 계속해서 제기되거나 과도한 숙박 요금 책정 등이 입소문을 탄다면 해당 지역을 찾는 이들은 더 줄어들 수도 있어 보이는 대목이다.
반면 올해 국제선(출발+도착) 항공편 이용객은 매월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올해 1∼7월 월별 국제선 이용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월 12.8%↑ △2월 4.7%↑ △3월 5.7%↑ △4월 6.4%↑ △5월 7.7%↑ △6월 5.5%↑ △7월 4.1%↑ 등 해당 기간 평균 증가율은 6.7%에 달했다.
강원도 강릉·양양·속초 및 전남 여수, 경북 울릉도 올해 1∼6월 및 지난해 동기간 방문객 수 비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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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8. 11 |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데이터랩 |
올해 1∼7월 국제선 항공편 이용객 수, 전년 동기 이용객 수 비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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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8. 11 |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항공통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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