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막힌 은행권, 원금보장 ELD로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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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시중은행이 주가지수연동예금(ELD)을 줄줄이 판매 재개했다. 주가연계증권(ELS) 판매가 막힌 데다 저금리 국면에서 정기예금의 매력도가 떨어지자 ELD로 돌파구를 찾는 모양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농협은행 등 4개 은행은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ELD를 5조5514억원 어치 판매했다. 작년동안 7조3733억원을 팔았는데 올해는 7개월 만에 빠른 속도로 판매하고 있다.

ELD는 주가 지수와 연계해 상승률에 따라 수익률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4개 은행이 판매하는 ELD는 모두 코스피200 지수를 기준으로 지수의 상승률에 따라 약정 금리를 결정한다. 6개월 또는 1년 만기 상품으로 원금은 보장하되 정기예금보다 더 높은 수익을 노릴 수 있다.

고객이 맡긴 예금은 채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이자만 위험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구조다. 다만 상품 구조에 따라 이자가 정기예금보다 낮아질 수 있고 중도해지 시 원금 손실 가능성도 있다.

시중은행이 ELD 판매를 재개한 건 저금리 국면에서 수신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예금 금리가 2%대로 떨어지면서 증시로 자금이 이탈하고 있어서다. 올 들어 박스피에 머무르던 코스피 지수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다만 지난 2023년 말 발생한 홍콩 H지수 ELS 대규모 손실 사태로 ELS 판매가 중단되자 대신 ELD를 출시한 것.

다음달 예금자 보호한도가 1억원으로 상향하면서 자금을 확보해둬야 할 유인도 더 커졌다. 시중은행보다 저축은행의 예금 금리가 0.5% 가량 높은데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상품이다. ELD도 예금자보호 대상이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5월 ‘KB 스타 지수연동예금’을 내놓으면서 ELD 판매를 재개했다. 국민은행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두자릿 수 최고금리를 주는 상품을 내놨다.

‘KB 스타 지수연동예금’은 3가지 종류가 있다. 상승추구형은 연 2.35%~2.55%의 이율을 제공하고 상승낙아웃형은 연 1.7%~ 6%의 만기 이율이 적용된다. 계약 기간 중 기초자산이 20% 초과 상승할 경우 연 1.7%다.

상승낙아웃형은 최고 연 11.5%의 만기 이율을 준다. 전년 대비 코스피200 지수 상승률이 1년 동안 0~10% 범위에서 움직이면 상승률에 따라 이율도 단계적으로 높아지는 구조다. 그러나 계약 기간 중 코스피200 지수 상승률이 10%를 넘어서면 금리가 2%로 낮아진다. 지수가 하락할 경우 금리는 1.5%로 떨어진다.

하나은행이 지난 5일까지 판매한 ‘지수플러스정기예금’은 연 2.35~3.25% 금리를 준다. 만기까지 한번이라도 6일 코스피 종가 대비 내년 3일 코스피 종가가 20% 초과 상승할 경우 또는 하락하거나 변동이 없을 경우 연2.35%를 준다. 0~20% 내로 상승한다면 상승률에 따라 최고 3.25%를 주는 구조다.

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은 ELD를 중단하지 않고 꾸준히 판매 중이다. 농협은행은 ‘원금보장형 지수연동예금’을 팔고 있다. 지수 상승률에 따라 연 1.5~5%의 수익을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기대수익률은 낮지만 예금 금리 수준을 보장해준다. 신한은행의 ‘세이프 지수연동예금’은 3개 종류다. 1년 뒤 코스피200 지수 종가가 가입한 날 지수 종가보다 높으면 연 2.57% 금리를 제공한다. 반대로 하락하면 2.42% 금리를 적용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확정 최저금리가 예금금리 수준이고 지수가 오르면 예금금리 +a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최대금리를 높지는 않지만 최저금리를 예금금리에 맞춰서 정기예금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는 고객들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단 5대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만 ELD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 우리은행은 ELS 판매를 중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더 수익률이 높은 ELS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ELD를 출시할 필요성이 낮다”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ELD는 원금을 보장하지만 파생상품이라 가입 전 수익 조건과 해지 시 불이익 등을 숙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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