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광주공장 화재사고 수습을 위해 노사 합의를 마친 금호타이어(대표 정일택)가 올해 임금·단체교섭에 들어갔다. 이번 교섭은 단순한 임금 협상을 넘어, 화재로 흔들린 경영 정상화와 지역경제 안정까지 걸린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11일 오후 사측과 노조는 '2025년 단체교섭' 상견례를 열고 본격 협상에 돌입했다.
상견례에는 정일택 대표이사 사장과 박래필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수석부지부장, 사측 대표위원 김명선 생산기술총괄 부사장, 노조 측 황용필 대표지회장 등 16명이 참석했다. 노사 교섭위원 소개, 대표 인사말, 위임장 교환 순으로 진행됐다.
정 대표이사는 "사원 모두가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회사, 다시 일어서는 금호타이어를 만들자"며 "이번 교섭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명선 부사장은 "전무후무한 사태 속에서 노사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며 "생존과 미래는 우리의 선택과 실행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황용필 지회장은 "성실하고 속도감 있는 교섭"을 주문하며 "회사의 큰 결단"을 요구했다.
금호타이어의 임금교섭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난항을 겪었다. 2010년대 초중반 구조조정 위기와 해외 매각 논란 속에서 파업과 협상 결렬이 반복되었고, 최근 몇 년간도 임금 인상 폭과 복지 개선을 둘러싼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아 장기 교섭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 5월 발생한 광주공장 대형 화재라는 초유의 사태를 수습한 직후여서, 과거처럼 소모적인 대립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노사는 화재 이후 '광주1공장 연내 가동, 함평 신공장 건설, 광주공장 부지 매각 후 증설, 구성원 고용 보장' 등을 골자로 한 재건 합의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실제 실행에는 막대한 투자와 긴밀한 노사 협력이 필요하다.
지역민들은 "이번 교섭이 자칫 과거처럼 파업과 갈등으로 흐르면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며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정규직 직원뿐 아니라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와 그 가족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화재로 인해 일부 협력업체 생산이 중단되고 물량이 줄면서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협력업체 직원 가족은 "우리도 금호타이어의 한 부분인데, 교섭이 길어지면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몫"이라며 "서로 양보해서 회사가 빨리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역 재계는 '이번 단체교섭이 임금 인상률이나 복지 수준만의 문제가 아니라, 금호타이어가 화재 피해를 딛고 생산·판매를 정상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역경제 의존도가 높은 기업인 만큼, 노사가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상공계 관계자는 "광주·전남 경제에서 금호타이어의 비중은 단순 고용 수치를 넘어선다"며 "이번 협상은 지역의 산업 생태계를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노사 모두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화재 복구와 신공장 건설이 속도를 내야 시장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고, 지역의 신뢰도 되살릴 수 있다. 이번 '2025년 단체교섭'이 금호타이어 회생과 지역경제 안정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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