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에릭 라우어(30,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올 시즌 실질적으로 최악의 투구를 했다. 그러나 여전히 팀내 선발투수 중에서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자랑한다.
라우어는 1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3이닝 6피안타(2피홈런) 4탈삼진 4볼넷 3실점하며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라우어는 2024년 KIA 타이거즈에서 시즌 중반에 합류, 7경기서 2승2패 평균자책점 4.93을 기록했다. 2022시즌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11승을 거뒀다. 대체 외국인선수로 뽑을 수 있는 레벨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KIA를 통해 KBO리그에 입성했다.
결과적으로 라우어는 한국시리즈 3차전서 호투하며 KIA의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성적, 임팩트는 예상을 밑돌았다. 아주 긴 이닝을 완벽하게 던질 스태미너도 부족했고, 위기관리능력이 좋은 것도 아니었다. 절정의 타격을 자랑하던 KIA 야수들의 지원을 받으면서도 2승밖에 거두지 못한 게 눈에 띄었다.
그런 라우어는 올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마이너계약한 뒤 메이저리그에 올라갔다. 처음엔 선발과 중간을 오갔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선발로 자리매김했다. 마침 선발진에 부상자도 있었다. 이젠 없으면 안 될 수준의 무게감을 갖는 선수가 됐다.
이날 투구는 선발투수로 변신한 뒤 최악이었다. MVP 출신 오타니 쇼헤이와 프레디 프리먼에게 1회부터 홈런을 맞은 게 컸다. 오타니에게 커터가 낮게 들어가는 듯했으나 약간 가운데로 들어갔고, 오타니가 놓치지 않았다. 프리먼에겐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92.8마일 포심을 바깥쪽 보더라인에 잘 넣었으나 프리먼이 괴력을 발휘해 좌중월 솔로포로 연결했다.
이날 안타도 많이 맞았고, 볼넷도 적지 않았다. 2회 2사 만루서는 다시 만난 프리먼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해 또 1점을 내줬다. 3회까지 무려 71개의 공을 던졌다. 1~2이닝 더 갈 수 있었으나 토론토 벤치는 라우어를 뺐다. 오타니로 시작되는 상위타선을 세 번째로 만나는 상황. 이날 컨디션으로는 승산이 떨어진다고 본듯하다.
그래도 라우어는 올해 놀랄만한 활약을 펼친다. 19경기서 7승2패 평균자책점 2.82. WHIP 1.06에 피안타율 0.216이다. 현재 고정적으로 선발로테이션을 도는 토론토 투수들 중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다. 24경기의 크리스 배싯과 호세 베리오스가 4.17, 3.89, 23경기의 케빈 가우스먼이 3.85다. 부상 중인 보우덴 프란시스는 14경기서 6.05다.
물론 라우어가 배싯, 베리오스, 가우스먼보다 투구 표본은 적지만 순도에선 뒤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규정이닝을 채우면 WHIP도 팀에서 1위다. 토론토가 마이너계약을 안긴 선수에게 이 정도 생산력을 예상했을까.

국내 업계에선 라우어가 작년 KIA에서 살살 던진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지속적으로 흘러나온다. 아직 서른이라 빅리그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기회, 시간도 충분하다. 사실 이미 메이저리그 43승투수다. 관록이 있다. 올 시즌을 잘 마치면 내년엔 어느 팀과도 좋은 조건으로 계약할 수 있을 듯하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