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타격코치도 건드릴 수 없다, 본인이 타격코치” FA 미아 위기에서 출루의 강자로…호부지 ‘관람 모드’[MD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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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동/NC 다이노스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어떤 타격코치도 건드릴 수 없다. 본인이 타격코치.”

NC 다이노스 이호준 감독은 NC와 LG 트윈스에서 타격코치로만 6~7년간 활동했다. 현역 시절에도 강타자였고, 코치로도 능력을 인정받고 올해 감독으로 데뷔했다. 그런 이호준 감독도 본인은 물론이고, 현재 조영훈 코치 등 팀 내 타격 파트 지도자들에게도 건드리지 말라고 하는 선수가 있다.

권희동/NC 다이노스

베테랑 외야수 권희동(35)이다. 권희동은 경남대를 졸업하고 2013년 9라운드 84순위로 NC에 입단했다. 역대 NC 사령탑들이 좋아하는 외야수. 공수주에서 리그 탑클래스 실적을 낸 적은 없는데, 없으면 아주 허전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2022시즌을 마치고 FA가 됐다. 하필 2021~2022시즌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 결국 계약을 한참 못하다 극적으로 FA 미아를 면하고 팀에 남았다. 이후 2023시즌 96경기서 타율 0.285 7홈런 63타점, 2024시즌 123경기서 타율 0.300 13홈런 77타점, 올 시즌에는 100경기서 타율 0.235 5홈런 30타점 OPS 0.750이다.

이호준 감독은 외야에 젊은 선수들을 틈 나는대로 기용해 미래를 내다보려고 한다. 그러나 권희동만큼은 라인업에서 쉽게 빼지 않는다. 1~2번, 5~6번으로 기용하다 최근 타격감이 떨어지자 9번으로 기용한다.

이유는 출루율이다. 권희동은 2021년부터 올해까지 출루율 0.406, 0.335, 0.388, 0.417, 0.393이다. 규정타석만 채우면 출루율 탑10에 수 차례 들 수 있었다. 작년 출루율 5위였고, 올해도 출루율 6위다. 어느 타순에 들어가도 안정적으로 출루를 하니, 감독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출루를 잘 하는 타자의 폼이 사실 리그에서 대표적으로 특이한 그것이라서 놀랍다. 사실 얼핏보면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한다. 배트를 잡는 두 손부터 희한하다. 보통의 그립이 아니다, 마치 두 손을 말아서 배트를 쥐는 듯하다.

배트를 잡는 손도 특이한데, 상체는 더 특이하다. 투수의 투구 타이밍을 맞추면서 상체가 곧 앞으로 쓰러져 나올 듯하다. 다리보다 얼굴이 앞으로 더 튀어나갈 듯한데 희한하게 공을 잘 본다. 경기 전 따로 배팅 케이지 근처에서 그 동작을 연습하는 것도 몇 차례 봤다. 이호준 감독에게 9일 창원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이 얘기를 하자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호준 감독은 웃더니 “저건 어떤 타격 코치도 건드릴 수가 없다. 저 폼에 대한 상식이나 이해력이 없기 때문에 건드릴 수 있는 타격 코치는 없다. 본인이 타격 코치고 본인이 알아서, 스스로 해야 된다”라고 했다.

이호준 감독은 권희동을 그냥 응원한다. 알아서 자기 몫을 해주니 고마운 선수다. 최근 9번 타순에 들어가는 것도 “너무 많이 나갔고, 이닝도 제일 많이 뛰었고 고창들 중에서는 조금 떨어지는 때가 왔습니다고 (코치들이)얘기하더라고요.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또 올라올 겁니다”라고 했다.

오히려 이호준 감독은 “희동이가 9번에 가면 타순이 나쁘지 않다. 출루율이 좋은 친구라 9번, 1번, 2번, 3번으로 연결고리도 좀 되고. 그런다고 해서 또 방망이를 못치는 것도 아니니까. 사실 조금 휴식을 주고 싶었는데 희동이가 해줘야 할 타이밍도 됐다”라고 했다.

권희동/NC 다이노스

권희동의 타격을 보면 야구에 정답은 없다. FA 미아 위기에서 팀에 없으면 안 되는 보물로 거듭났다. 올해 성적이 약간 처지지만 여전히 팀 공헌도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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