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광화문=이영실 기자 ‘괴짜’라서 더 특별하고 그래서 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웬즈데이’가 시즌2로 돌아왔다. 시리즈의 주역들은 더 짙어진 세계관과 깊어진 이야기, 한층 성장한 캐릭터들의 매력을 자신하며 시청을 독려했다.
1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는 넷플릭스 시리즈 ‘웬즈데이’ 시즌2 내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연출자 팀 버튼 감독과 배우 제나 오르테가, 에마 마이어스가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웬즈데이’ 시즌2는 새 학기를 맞아 네버모어 아카데미에 돌아온 웬즈데이 아담스(제나 오르테가 분)가 자신을 둘러싼 더 오싹하고 기이해진 미스터리를 마주한 가운데, 그 뒤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다. 지난 6일 시즌2 파트1이 공개됐고 오는 9월 3일 파트2가 시청자를 만난다.
2022년 공개돼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영어) 부문 역대 1위, 무려 17억 시간이 넘는 시청 시간이라는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운 ‘웬즈데이’의 두 번째 시즌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크하면서도 판타지스러운 세계관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 등 고유의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한층 더 확장된 스케일과 깊어진 이야기,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 등으로 보다 흥미진진하고 풍성한 재미를 완성할 전망이다.

‘유령 신부’ ‘빅 피쉬’ ‘가위손’ 등 동화 같으면서도 다크한 특유의 세계관과 스타일로 전 세계 큰 사랑을 받아온 팀 버튼 감독이 시즌1에 이어 다시 한번 새로운 세계를 선보인다. 웬즈데이와 이니드 역을 소화하며 수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제나 오르테가와 에마 마이어스 역시 시즌2에서 더욱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돌아온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팀 버튼 감독은 “TV 시리즈를 본격적으로 한 건 ‘웬즈데이’가 처음이었고 영화를 만드는 것처럼, 영화에 투입하는 창의력으로 작업했다”며 “시즌1이 굉장히 성공했는데 그 자체가 즐거웠고 행복했다. 실패도 해보고 성공도 해봤기 때문에 공들여서 만든 작품을 전 세계 사람들이 봐준 것 자체가 기뻤다”고 시리즈의 흥행 소감을 전했다.
시리즈의 주역 제나 오르테가도 “그냥 감사하다”며 “나는 캘리포니아에서 왔는데 거기서 나고 자란 사람이 만든 쇼를 전 세계적으로 봐준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기쁘다”며 “수치보다 사람들의 마음에 닿을 수 있다는 것, 전 세계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팀 버튼 감독은 시즌1의 성공이 시즌2 연출에 영향을 미쳤냐는 질문에 “꼭 그렇진 않았다”고 답했다. 팀 버튼 감독은 “시즌1을 만들 때도 그냥 만들었다. 성공할지 말지 모르는 채, 느끼는 대로 그냥 만들었다”며 “만약 성공 요인에 대해 과하게 생각하거나 분석했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위의 심장이 시키는 대로 마음이 이끄는 대로 하려고 했고 정체성에 충실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시즌2 역시 과하게 해석하지 않는 게 중요했다는 팀 버튼 감독은 시즌2에 대해 “‘웬즈데이’는 ‘웬즈데이’”라며 “‘웬즈데이’다운 시즌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가족 서사가 더 깊이 있게 다뤄지는데 특히 모녀 관계 웬즈데이와 모티시아(캐서린 제타 존스 분), 모티시아와 그녀의 어머니까지 3대에 걸친 가족 서사가 더 깊이 있게 다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독보적인 존재감과 개성으로 전 세계 시청자를 매료한 웬즈데이와 그와는 정반대의 색깔과 매력을 보여준 이니드의 변화와 성장 역시 시즌2의 빼놓을 수 없는 시청 포인트다. 제나 오르테가는 “웬즈데이는 자기가 누구인지 확실히 알고 있기 때문에 (시즌2에서) 큰 변화는 없다”라더니 “유일한 변화라고 한다면 누군가 자신을 만지는 걸 두려워했는데 조금 더 나아지고 독립적인 사람인데 영적 능력을 잃어버리면서 다른 방식을 생각하며 가족, 친구들에게 기댈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반면 에마 마이어스는 “시즌2에서 이니드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며 “시즌1에서 제대로 늑대인간이 돼서 재밌는 여름을 보내고 네버모어로 돌아온다. 자신감도 갖게 되고 늑대 무리와 어울리는 걸 어려워하다가 이제 그 무리에 들어가서 아주 재밌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고 큰 변화를 예고했다.
웬즈데이와 이니드의 관계 변화에 대해 에마 마이어스는 “시즌1에서 벽이 있지만 서로 포옹을 하게 되는데 시즌2에서 서로 오해가 쌓이는 부분들이 있다”며 “실제 관계라는 게 그렇잖나.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이고 치유가 되기도 하고 그런 과정을 겪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팀 버튼 감독은 전형적인 틀에서 벗어난, 독특한 ‘괴짜’ 캐릭터를 내세워 많은 이들의 공감과 사랑을 얻어왔다. ‘웬즈데이’ 역시 그런 감독의 색깔이 고스란히 묻어난 작품이다. 매 순간 ‘평범’하지 않은 선택을 이어오며 자신만의 독보적인 세계관을 펼쳐 온 팀 버튼 감독은 “‘평범’이라는 단어는 기이하다. 뜻이 뭔지도 잘 모르겠고 정의하기 정말 어렵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이어 “오히려 평범한 사람들이 더 무섭고 별종들이 편안한 것 같다”며 “많은 사람들이 느낄 거다. 모든 사람들이 ‘나는 조금 이상한 것 같아, 특이한 것 같아’라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있을 거다. 몬스터 영화를 보면 몬스터가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거든. 인간들이 무서운 캐릭터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별종들에게 가장 공감한다”고 말했다.
각자의 ‘개성’을 지키는 것에 대한 중요성도 언급했다. 팀 버튼 감독은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세계관이 있는지 알고 깨우쳐야 하는 것 같다”며 “나의 심장에 무엇이 있는지,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고 어떤 아이디어,음악을 좋아하는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 소셜미디어도 그렇고 너무 많은 요소가 그 공기를 다 감싸버려서 어려울 수 있지만 내가 무언가에 끌리는지,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마음을 따라가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개성’과 ‘대중성’ 사이 고민한 적은 없느냐는 질문에 팀 버튼 감독은 “나는 지금까지도 나의 작품이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할 거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그는 “그렇게 되면 그냥 만들어진 기성품처럼 된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내가 아예 몰랐기 때문에 그 접점을 고려조차 하지 않았고 자신의 개성을 보호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접점을 찾으려고 애쓰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괴짜’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를 완성한 제나 오르테가는 “전형적인 함정에 빠지기 쉬운데 그런 함정에 빠지지 않고 현혹되지 않고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아이가 가장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이들이야말로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 모든 사람이 결함도 있고 사랑받고 싶어 하잖나. 우리 한 명 한 명 다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고 했다.
에마 마이어스도 “내게 이니드는 정말 소중하다. 괴짜고 특이한 아이라서 더욱 사랑한다”며 “이니드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에게 솔직하다. 이상하고 특이한 행동도 많이 하지만 개의치 않는다. 그런 태도를 취하는 것, 나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 세상이 정의하는 틀에 맞출 필요 없다는 걸 보여주는 중요한 캐릭터”라며 의미를 짚었다.
배우들은 ‘거장’ 팀 버튼 감독을 향한 강한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제나 오르테가는 “이 작품의 성공이유이자 매력은 당연히 팀 버튼 감독”이라며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온 사람은 정말 소수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 자신감, 솔직함 그 자체를 잘 드러낸다. 확실한 비전이 있고 확신이 있고 실천하는 감독과 작업하면서 나도 배우로서 더 확신을 갖고 연기에 임할 수 있었고 자신감을 얻었다. 많은 영감을 받은 과정이었다”고 팀 버튼 감독과 함께한 소감을 전했다.

에마 마이어스 역시 “이 모든 성공이 팀 버튼 감독의 덕이라고 생각한다“며 ”확실히 지향하는 방향성이 있고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게 해줘서 나도 너무나 신뢰했고 감독 역시 배우들을 많이 믿어줬다. 이렇게 믿어주는 분과 작업한다는 건 행운이었다. 특히 어릴 때부터 팬이었기 때문에 더 기뻤다”고 팀 버튼 감독을 향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제나 오르테가는 이번 시즌에 프로듀서로도 참여했다. 제나 오르테가는 “자연스럽게 협업 관계가 한층 더 발전했다고 생각한다”며 “조금 더 높은 차원에서 논의할 수 있었고 깊게 관여할 수 있었다. 더 많이 알고 시작해서 연기를 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배우로서 많은 열정을 가진 사람으로서 어떤 비밀의 문이 열리고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색다르고 재밌는 경험이었다”는 소회를 밝혔다.
팀 버튼 감독도 제나 오르테가를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팀 버튼 감독은 “첫 시즌 첫날 (제나 오르테가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걸 바로 알 수 있었다”며 “모든 걸 다 이해하고 있었고 분위기를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웬즈데이’가 잘 된 거라고 생각한다. 제나는 예술적 감각이 있고 창의성이 있기 때문에 프로듀서든 감독이든 모든 걸 할 수 있을 거다. 모든 게 합쳐진 예술가다. 시즌2에서도 정말 훌륭하게 잘 해내 줬다”고 제나 오르테가와의 작업에 만족감을 표했다.
또 팀 버튼 감독은 “배우들이 내게 영감이 되고 앞으로 갈 길을 보여줬다”며 “서로에게 영감을 줬고 가족 같은 존재가 됐다. 매일매일 열심히 촬영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창의력의 원천이자 기쁨의 원천이 바로 배우들이다. 그런 지점 때문에 감독 일을 더욱 즐겁게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전하며 배우들의 활약을 자신했다.
끝으로 팀 버튼 감독은 “한국은 정말 창의적인 나라”라며 “항상 다정하고 큰 영감을 준다. 시즌2로 다시 와서 기쁜데 유독 많은 열정을 쏟기도 했고 자부심을 가진 작품이라 한국 시청자들에게 보여줘 기쁘다”는 인사와 함께 ‘웬즈데이’ 시리즈를 향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기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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