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노윤호·비의 공통점, '밈'은 놀림이 아닌 기회 [MD포커스]

마이데일리
유노윤호-비 / 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흑역사로 고통받는 순간,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달라진다. ‘허세’라는 오명을 쓰고도 비웃음을 반전시킨 두 스타, 유노윤호와 비가 그 대표적인 예다.

비의 경우, 2017년 발표한 노래 '깡'이 뒤늦게 네티즌들의 레이더망에 걸리면서 조롱의 대상이 됐다. 허세 가득한 표정과 으스대는 가사, 과장된 퍼포먼스는 ‘공감성 수치’를 유발한다는 반응을 낳았다. 설상가상 그가 출연한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이 저조한 관객 동원에 그치자, ‘1UBD’라는 신조어까지 생기며 웃음거리가 됐다.

하지만 비는 이를 회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MBC '놀면 뭐하니'에서 "나도 1일 3깡 한다"며 쿨하게 받아쳤고, 심지어 그를 놀리는 콘텐츠인 ‘시무 20조’까지 일부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대인배 면모는 이미지 반전에 성공했다.

동방신기 유노윤호 역시 비슷한 길을 걸었다. 2021년 발표한 솔로곡 '땡큐'가 최근 SNS에서 ‘유노윤호의 레슨 강좌’라는 밈으로 재탄생해 폭발적인 패러디와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좋은 것은 너만 갖기’ ‘슬픈 것도 너만 갖기’ ‘일희일비하지 않기’라는 세 가지 레슨은 원래 곡의 메시지였지만, 주식 투자자들의 ‘덕목’으로, 지자체 홍보 문구로까지 변주됐다.

물론 ‘땡큐’ 속 다소 난해한 퍼포먼스와 음악은 놀림의 요소가 된다. 그러나 유노윤호는 이를 피하지 않고 밈을 적극 활용했다. 후배 그룹 라이즈와 ‘땡큐’ 챌린지를 진행해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고, 10대 세대까지 팬층을 확장했다. 여기에 디즈니+ 드라마 '파인: 촌뜨기들'에서 목포 건달 장벌구 역을 맡아 ‘원어민’ 사투리 연기로 호평받으며 배우로서도 재조명됐다.

결국 비와 유노윤호의 공통점은 ‘놀림’을 ‘기회’로 바꾼 태도에 있다. 조롱 앞에서 움츠리지 않고, 스스로 웃음의 중심에 서는 선택은 대중의 호감을 이끌어냈다. 두 사람의 행보는 ‘밈’이 곧 부정적인 꼬리표가 아니라, 활용하기 나름인 강력한 홍보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비가 ‘깡’으로, 유노윤호가 ‘땡큐’로 두 번째 전성기를 열었듯, 세상의 비웃음마저 자양분 삼을 줄 아는 이들이야말로 진짜 대인배다. 그리고 그들이 보여준 결과물은 이제 더 이상 ‘놀림’이 아닌, 대중의 ‘환호’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유노윤호·비의 공통점, '밈'은 놀림이 아닌 기회 [MD포커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