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양현종(37, KIA 타이거즈)은 올해 170이닝도 10승도 아슬아슬해 보인다. 그러나 KIA 타이거즈에 여전히 매우 소중한 존재다.
올해 KIA 타이거즈에 유독 부상자가 많다. 안 아프고 완주하는 선수를 찾는 게 부상자를 찾는 것보다 어려울 정도다. 실제 야수 주전들 중 개막전부터 잔부상 없이 완주하는 선수는 전무하다. 마운드에도 많지 않다. 대투수 양현종과 에이스 제임스 네일, 마무리 정해영과 메인 셋업맨 전상현 정도다.

37세의 양현종이 자연스럽게 시야에 들어온다. 양현종은 전반기 막판 이범호 감독은 강제 휴식 부여로 잠시 숨을 고른 걸 제외하면 쉼 없이 마운드에 오른다. 대신 이범호 감독은 2024시즌 도중 양현종과 합의한대로 올해부터 더 이상 이닝 부담 없는 시즌을 보낸다.
더 이상 170이닝 연속시즌을 신경 쓰지 않는다. 이범호 감독은 양현종이 연간 이닝을 조금 줄이면 반대로 더 오래 뛸 수 있는 동력이 된다고 믿는다. 예년보다 교체 타이밍이 확실히 빨라졌다. 그리고 양현종도 묵묵히 받아들인다.
사실 구위가 떨어진지 오래됐고, 피네스피처로 전환한지도 제법 됐다. 한번씩 힘을 쓸 때 147~148km까지도 나오지만, 대부분 140km대 초반의 포심에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구사한다. 팔에 부담을 주는 스위퍼나 변형 패스트볼을 전혀 구사하지 않는다. 클래식한 구종들로 늘 더 정교한 제구에 매달린다.
양현종도 사람인지라 늘 완벽한 커맨드를 자랑하지 못한다. 150km대 중~후반의 공에 익숙해져 가는 KBO리그 타자들을 상대로 140km대 초반의 공으로 사는 게 만만치 않다. 그래서 작년부터 확실히 기복이 심하다. 올해 21경기서 퀄리티스타트는 8차례에 불과하다. 6승을 따냈지만, 10승이 아슬아슬해 보인다. 111이닝이어서 잔여 2개월간 170이닝을 못 넘길 게 유력하다.
그러나 좋은 구간에선 여전히 믿을 수 있는 선발투수다. 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서도 강판 직전에 흔들리기 전엔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5⅔이닝 5피안타 1볼넷 3실점(비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후반기 3경기서 17⅓이닝 4실점(1자책) 평균자책점 0.52다.
젊었을 때보다 좋은 구간이 오래가질 않는다. 베테랑들이 늘 하는 얘기다. 그러나 양현종은 맞아도 일어나는 ‘오뚝이 마인드’가 매우 좋다. 남들보다 더 땀을 흘리고, 더 준비하는 대가이지, 절대 운이 좋아서 일어나는 건 아니다.
아담 올러의 1개월 반 결장, 이의리의 1년1개월 재활, 윤영철의 2년 연속 부상 시련까지. 따지고 보면 작년에도 선발투수들은 돌아가며 아팠고 일부는 못 돌아왔다. 그러나 작년에도 올해도 양현종은 늘 자기 자리를 지킨다. 알고 보면 내구성, 안 아픈 게 양현종의 최대 장점이다.
이닝, 승리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내심 목표로 삼은 ‘레전드 오브 레전드’ 송진우와의 격차를 좁히는 데도 애를 먹는다. 185승으로 210승의 송진우와 25승 차이고, 2614⅔이닝으로 3003이닝의 송진우와 380이닝 정도의 격차가 있다.

올 시즌이 끝나면 다시 FA가 된다. KIA도 양현종도 서로를 원한다. 설령 송진우 기록 좀 못 넘으면 어떤가. 늘 같은 자리에 서 있는 양현종의 존재감은 늘 푸른 소나무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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