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KCON, '기회'란 이름의 착취… 식비까지 전액 소속사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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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석 기자] 무대서려다 빚만 쌓인다.

현지시간으로 1일부터 3일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Crypto.com Arena)와 LA 컨벤션 센터(LA Convention Center)에서 개최되는 'KCON LA 2025'가 개최됐다.

총 34팀의 아티스트가 출연해 다채로운 스테이지를 꾸몄다. 그중 '엑스 스테이지(X STAGE)'는 루키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CJ ENM은 '신진 아티스트 및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실력파 아티스트를 소개하고자 기획됐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그 기획 뒤에는 꽤나 많은 비용이 필요했다.

소속사에서 모든 스태프의 항공·숙박·렌트 심지어 식비까지 모두 부담해야했다. 멤버들 포함 20명을 기준으로 1억 가까운 비용을 지불하고 KCON 무대에 설 수 있었다. 더욱이 식사도 제공해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공분을 살 만하다. CJ ENM은 '현장에는 식사가 제공됐다'고 해명하지만 스케줄이 비는 아이돌은 공연장을 가야 밥을 먹을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장에 있던 관계자는 마이데일리에 "출발 전부터 항공·숙박을 지불하는건 당연히 알고 있었는데 도착해서보니 식사도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고 렌트비까지 내야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또한 '엠 카운트다운'과 연계된 공연(메인 스테이지)에 선 아이돌들은 숙박과 항공 모두 CJ ENM에서 부담했다. 그렇지만 그들에게도 개런티는 없었다. 메인 스테이지는 유료 관객도 받아놓고 개런티를 주지 않는 대신 항공·숙박비로 넘겼다. 아무리 항공·숙박을 지원했다지만 헤어·메이크업·스타일리스트 스태프의 출장 비용은 소속사의 몫. 흔히 말하는 '헤메스' 비용이 예전같지 않아 결국 소속사는 수천만원의 손해를 봤다.

CJ ENM KCON 담당 관계자는 이날 "무상 출연 기회뿐 아니라 현지 음악산업 관계자를 초청하고 밍글링 및 프로모션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무대 콘텐츠는 유튜브, 엠넷플러스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글로벌 신디케이션으로 디지털 노출되고 현장 팬들에게 가까이서 소통하는 기회가 된다"며 "참여 아티스트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 기획사의 자발적 의지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최근 K팝 옴니버스 해외 공연이 부쩍 많아졌다. 최소한의 개런티를 주는 경우가 많지만 기본적으로 항공·숙박·식비는 해결해준다. 그러나 KCON은 '다채로운 한국 문화와 K팝의 위상을 글로벌에 소개하는 것은 물론 신인 아티스트들의 해외 진출 등용문이자 중소기획사 글로벌 진출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이어간다'는 거창한 기회의 이름으로 포장된 착취를 하고 있었다.

반면 '본인들이 가고 싶어서 간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 KCON에서 강제로 끌어간게 아니기에 선택권이 있었고 비용을 내고서라도 가겠다는 건 소속사의 선택이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많은 비용을 내야함에도 못 간 팀들이 수두룩이다. 그 기회조차 누군가는 누리지 못 했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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