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10명 중 4명, 키오스크보다 직원 주문 선호…접근성 여전히 ‘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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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의 한 햄버거점에서 시각장애인이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모습. /뉴시스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이용에 대한 불편함과 주변 사람들의 눈치 등으로 장애인 10명 중 4명 이상은 무인정보단말기(키오스크)보다 직원을 통한 주문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8일 2024년 장애인차별금지법 이행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21년 첫 실태조사 이후 두 번째로 실시하는 이번 조사는 무인정보단말기와 응용 소프트웨어 설치·운영 실태에 관한 정보접근성 보장 현황을 중심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지난해 10월 23일부터 올해 1월 13일까지 진행했으며 중앙부처와 지자체 소속 기관, 대학, 공공의료기관, 재화·용역 및 서비스 제공 기관 등 4114개소와 장애인 540명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 결과 장애인 중 무인정보단말기 이용 경험자 277명 중 44.8%는 무인정보단말기로 직접 주문(처리)하는 것보다 직원에게 하는 것을 더 선호했다. 키오스크로 직접 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20.6%였다.

특히 시각장애인은 직원을 통해 주문하는 방식을 선호한다는 응답이 72.3%에 달했고 심한 장애 51.6%, 휠체어 이용자 61.5% 등으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직원을 통한 처리 방식을 더 선호하는 이유로는 37.9%가 장애인이 이용하기 불편해서, 28.2%가 무인정보단말기의 이용방법이 어려워서, 19.4%가 직원을 통한 주문(처리) 시간이 더 빨라서 등을 선택했다.

반면 무인정보단말기 이용에 불편을 경험한 161명은 무인주문기(80.1%), 무인결제기(38.5%), 표(티켓)발권기(32.3%) 순으로 이용에 불편을 겪었다.

불편 사항으로는 주문이 늦어져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의 눈치가 보임(54.0%), 버튼 위치를 찾기 어렵거나 메뉴 선택 방법 및 이동의 어려움(26.1%), 무인정보단말기의 작동이 느리거나 터치 인식이 잘되지 않음(5.6%) 등이었다.

무인정보단말기 이용 경험이 있는 장애인의 37.5%는 일정 시간 경과 후 화면이 전환돼 응답 시간을 조절할 수 없다고 했고 휠체어 이용자의 78.5%는 편의 장치·기능이 없어서 무인정보단말기 이용이 어려웠다고 했다. 스크린 높이나 메뉴화면 위치 등이 조정되는 경우는 12.3%, 결제수단·조작버튼이 하단에 배치되어 있는 경우는 20.0%에 그쳤다.

무인정보단말기 사용 개선을 위해서는 직원 배치 또는 호출벨 설치(51.3%), 무인정보단말기 이용이 서툰 이용자를 위한 전용 무인정보단말기 구역 마련(51.3%),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 시행(44.4%)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현장의 이행 준수률이 낮은 원인을 분석하고 장애인의 무인정보단말기 이용상의 불편함과 선호하는 방식을 확인해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장벽 없는 무인정보단말기의 보급이 확대되고 장애인 정보접근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령 등 관련 규정을 합리적으로 정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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