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외에서 생산된 모든 반도체와 집적회로에 대해 약 100%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혀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파장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애플의 대미 시설투자 행사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반도체에 약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만약 미국 내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거나 생산을 약속한 기업이라면 예외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번 발표를 "매우 중요한 선언"이라고 칭하며 미국 내 제조 유치를 거듭 촉구했다. 특히 "나중에 마음이 바뀌었다고 공장 건설을 취소하면 누적 금액을 청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한 것으로, 대통령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특정 품목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담고 있다. 현재 미국 정부는 반도체를 포함한 IT 제품 전반을 대상으로 해당 조사를 진행 중이다.
트럼프는 전날 CNBC 인터뷰에서도 "다음 주 정도에(next week or so) 반도체와 의약품 등에 대한 추가 관세 품목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어, 이르면 내주 세부 계획이 공개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국의 경우 반도체는 자동차에 이어 대미 수출 2위 품목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반도체 수출액은 106억8000만달러(약 14조8000억원)로 전체 반도체 수출에서 약 7.5% 비중을 차지했다. 다만 대만·홍콩 등을 거쳐 우회 수출되는 물량도 적지 않아, 실질 영향은 이보다 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타결된 한미 통상 합의에서 반도체 분야에 '최혜국 대우'를 약속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실제 관세 부과 시 어떤 수준의 세율이 적용될지는 불확실하다.
한편, 이날 행사에 함께 참석한 팀 쿡 애플 CEO는 "향후 4년간 미국에 6000억달러(약 832조원)를 투자하겠다"며 "당초 계획보다 1000억달러 증액한 수치"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를 거론하며 '많은 기업이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밖에 트럼프는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과 관련해 인도에는 25%의 '2차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으며, 중국에 대해서도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며 추가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