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캐즘’에 빠진 디스플레이…삼성D·LGD의 대응법은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디스플레이 산업이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직면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인공지능(AI) 기반 기술 혁신으로,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대중화로 정체된 시장을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조성찬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비즈니스 포럼 2025’ 기조연설에서 “현재 우리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모든 것들이 연결되는 하이퍼 초연결 시대에 살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 AI는 디스플레이 산업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발광 소재 설계와 공정 최적화 등 디스플레이 제조 과정에 AI 기술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I는 우리가 어렵게 생각해왔던 과제들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발광 소재들의 디자인에도 AI가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과거 디스플레이들이 벽에 기대서 설치했던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더 작아지고 해상도도 높아지면서 웨어러블 형태의 디스플레이가 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부회장은 “옷을 입는 듯한 웨어러블 디스플레이로 소비자들은 더 작은 디스플레이 기기지만, 더 큰 디스플레이 화면을 가질 수 있게 됐다”며 “이러한 스트렉처블 디스플레이 등은 나중에 상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디스플레이 산업이 환경에 안 좋다는 인식과 관련해선 “디스플레이 산업은 유해 화학물질 사용 등 환경오염 유발 산업 이미지가 있다”며 “AI를 통해 화학물질이 없어지는 디스플레이가 실제로 가능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조 부회장은 “디스플레이가 AI 생태계에 들어가면서 인류는 AI 시스템에서 받을 수 있는 도움을 디스플레이를 통해 받게 됐다”며 “디스플레이는 AI와 인간을 연결하는 하나의 창구”라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대중화를 통해 정체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상근 LG디스플레이 대형영업1담당 상무는 “현재 TV 시장은 멈춰있지만, 하이엔드·프리미엄 TV의 비중은 늘고 있다”며 “캐즘을 극복하기 위해선 프리미엄 가치를 유지하되, 원가 절감을 혁신해 OLED 대중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하이엔드(1000달러 이상) 시장에서 OLED TV는 50% 이상의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만일 OLED TV가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다면 하이엔드 시장을 넘어 메인 스크린 시장도 커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그는 OLED의 강점을 살려 하이엔드 시장 비중을 확대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매스 프리미엄 시장의 수요를 끌어올리는 ‘투 트랙’ 전략으로 OLED 시장 대중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황 상무는 “제품 효율성을 개선하고, AI와 디지털 전환(DX)을 통해 구조 최소화, 운영 최적화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LDC TV와 달리 OLED는 4세대를 맞이하며 기술 성능이 대폭 강화됐다고 했다. 그는 “색 재현율과 선명도가 개선됐으며, 응답속도, 에너지 소비 전력 등이 우수해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LCD TV는 깜박임 현상으로 시력 감퇴를 유발할 수 있고, 빛 샘 현상으로 취침 전 수면에 방해를 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향후 몇 년 안에 TV 시장이 다시금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품질을 극대화해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으로 진출하면 신규 고객 창출도 가능하다”며 “이를 통해 OLED TV가 향후 몇 년 안에 다시 한 번 도약할 가능성과 기회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