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표류하던 STO, 제도권 진입 '가시화'…증권사 선점 경쟁 '심화'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2년 넘게 논의만 거듭해왔던 토큰증권(STO)이 드디어 제도권 진입을 눈앞에 뒀다. 국회에서 관련 법안 통과가 유력해지면서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선점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STO는 블록체인인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디지털화 한 것을 의미한다. STO를 이용하면 기존에 투자하기 어려웠던 부동산·미술품 등 특정 자산을 기초로 다양한 상품에 투자를 할 수 있다.

그동안 STO 법안은 여러 차례 상정이 시도됐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지난 2023년 발의된 관련 법안들은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되지 못하고 계류되기를 반복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웠다. 이 때문에 이번 8월 국회 논의에 대한 업계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6일 소집되는 8월 임시국회에서 국회 정무위원회는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STO 제도화의 근거가 될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정무위에 상정된 법안들은 대부분 여야 의원이 발의했으며, 내용은 정부가 추진해온 방향과 궤를 같이하고 있어 큰 이견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법안으로는 △토큰증권의 개념 신설 및 발행 요건을 명시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STO의 예탁·청산 체계를 반영하는 전자증권법 개정안 △투자자 보호를 위한 디지털자산 이용자 보호법 등이다.

이번 법안들의 핵심은 토큰증권의 발행과 유통에 대한 규제를 명확히 정비하는 것이다. 특히,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투자계약증권이나 수익증권 등 비정형적 증권의 장외거래를 허용하는 '장외거래중개업'을 신설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를 통해 발행된 토큰증권이 안전하게 거래될 수 있는 유통 채널이 마련될 전망이다. 

이번 개정안은 기존 증권사 외에도 새로운 조건만 충족하면 다른 업체들도 토큰증권 중개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해, 시장에 더 많은 경쟁과 혁신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법안 통과가 유력해지면서 그동안 시장 개화를 예상하고 준비해온 증권사들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다수의 증권사가 협력해 공동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코스콤은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와 함께 토큰증권 공동 플랫폼을 구축 중이며, 이는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고 비용 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코스콤은 키움증권·대신증권·유안타증권·IBK투자증권·BNK투자증권·DB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들과 STO 발행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개별적으로는 미래에셋증권이 SK텔레콤 등과 함께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NFI)'를,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 등과 '한국투자 ST프렌즈'를 결성하는 등 활발한 협력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토큰증권 시장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핵심 인프라 또한 준비를 마쳤다. 

코스콤은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증권 장외거래 플랫폼을 개발해 유통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준비를 마쳤다. 한국예탁결제원은 토큰증권 발행 총량을 관리하는 '분산원장 관리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준비하며 테스트베드 검증을 이미 완료했다. 이는 투자자 보호와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필수적인 기능으로, 법안 통과 즉시 안정적인 인프라를 가동할 예정이다.

이번 법안 통과가 지연됐던 국내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글로벌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싱가포르, 홍콩, 미국 등은 이미 STO를 제도권 내에 편입해 규제 명확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일본은 오는 4분기부터 국채성 자산도 토큰화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8월 법안 통과를 계기로 STO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발행·유통·투자 전 과정을 안전하게 설계할 수 있는 인프라가 본격적으로 가동될 것"이라며 "이번 법안이 단순히 시장을 개방하는 것을 넘어, 자본시장의 체질을 개선하고 혁신적인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토큰증권시장의 거래규모는 20~25조원으로 2030년에는 약 2경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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