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경제개혁연대가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에 직면했다. 오너일가 2세에 대한 부당지원 및 사익편취, 그리고 담합을 둘러싼 논란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모습이다.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주주가치 제고가 강조되고 있는 만큼, 주주대표소송의 결과 및 파장에 더욱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 잇단 공정위 과징금 책임 물어… 소송 향방 ‘주목’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1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달 29일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월 경제개혁연대는 김홍국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을 하림지주 감사위원회에 청구한 바 있다. 하지만 하림지주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직접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이번에 제기된 소송은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하림지주가 부담하게 된 과징금과 관련해 김홍국 회장의 책임을 묻고 손해를 회복하는 것이 골자다.
2021년 10월, 공정거래위원회는 김홍국 회장의 장남인 김준영 팬오션 팀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던 개인회사를 부당지원했다며 하림그룹 계열사들에 대해 시정명령과 49억7,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특히 하림지주의 경우 2013년 1월 다른 계열사 지분 100%를 김준영 팀장 개인회사에 저가에 매각한 혐의로 16억2,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하림지주 측은 공정위 제재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해 2월 서울고등법원에서 기각됐고, 현재 대법원 계류 중이다.
또한 하림지주는 2022년 3월 공정위가 계육업계의 대규모 담합 행위를 적발했을 때에도 17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러한 공정위 과징금 처분의 근본적인 책임이 김홍국 회장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김홍국 회장이 2001년 1월부터 하림지주 대표이사 자리를 지켜온 데다, 승계와 밀접하게 얽힌 사안인 만큼 그가 주도하지 않았다면 성립이 어렵다는 것이다. 담합 또한 김홍국 회장의 감시의무 위반 책임이 누구보다 크고, 암묵적 지시나 묵인 등을 통해 직접 초래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경제개혁연대는 김홍국 회장을 향해 총 19억2,000만원을 하림지주에 배상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지분 저가 매각 과징금 16억2,000만원에 담합 과징금 3억원을 더한 금액이다. 이와 관련, 경제개혁연대는 “하림지주 등은 담합 자진신고를 통해 과징금 감경이나 면제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고, 현재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라 정확한 과징금 손해액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하림지주 감사위원회에게 회사가 부담하게 된 과징금의 정확한 금액을 확인하고자 했으나, 감사위원회는 소송 제기를 거부하면서 회사가 부담한 정확한 과징금 규모조차 주주들에게 답변하길 거부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주식 저가 매각에 따른 회사의 손실 27억원이 과징금 손해 보다 훨씬 더 크지만, 2013년 1월경 발생한 사건으로 소멸시효에 따라 현재로서는 그 책임을 묻기 어렵게 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로써 김홍국 회장은 오랜 기간 이어져온 승계 및 담합 관련 논란으로 주주대표소송까지 마주하게 됐다. 특히 이번 주주대표소송은 주주가치 제고를 강조하며 자본시장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이재명 정부의 행보와 맞물려 더욱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경제개혁연대는 “하림지주는 총수일가의 지배권 승계를 위해 회사의 자산을 총수 2세 개인회사에 저가에 매각해 상당한 손해를 입고, 해당 행위로 공정위 과징금 처분을 받았음에도 회사의 손해를 회복하기 위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며 “이러한 사익편취 행위는 그 자체로 위법행위일 뿐 아니라, 회사에 대한 중대한 의무 위반이다. 또한 장기간에 걸쳐 조직적으로 이뤄진 담합 행위가 적발됐음에도 이에 대한 책임추궁은 전혀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홍국 회장은 25년 이상 하림지주의 대표이사로서 이러한 법 위반 행위를 주도했거나 감시의무를 소홀히 함으로써 회사에 손해를 끼친 책임이 그 누구보다 크다”며 “이에 원고주주들은 김홍국 회장에게 회사가 입은 과징금 손해에 대한 책임을 물어 회사의 손해를 모두 회복하고, 이를 통해 이사의 책임이 강화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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