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부광약품이 15분기 만에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 성공하며 893억원 유상증자를 발판으로 2단계 도약에 나선다.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부광약품은 지난달 28일 유상증자를 통해 제조설비 확장 845억원, R&D 48억원 등 총 893억원을 투자해 중장기 성장 모멘텀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최대주주 OCI홀딩스는 약 270억원을 유상증자에 출자하며 지분율을 11.32%에서 17.11%까지 높였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이번 OCI홀딩스의 유증 참여는 단기 성과보다 장기 성장 잠재력 극대화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라고 설명했다.
앞서 부광약품은 최근 생산 차질로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만 해도 △프리마란정 △나벨빈주 △부광더모픽스겔 △세비보정 △부광미졸렌정10밀리그램 △부광켈론정 등 6개 품목의 생산이 중단됐다. 지난해까지 포함하면 1년 7개월간 총 14개 의약품의 생산이 멈췄다.
실제 주요 생산기지인 안산공장은 현재 연간 약 9억5000만정 규모의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시장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부광약품은 생산설비 확충과 연구개발, 자회사 투자에 단계적으로 투입한다. 구체적으로는 공장 증축, 최신 고형제 생산설비 도입, 스마트팩토리 기반 자동화 시스템 구축, 신규 제조설비·무형자산 취득 등이 포함된다. 아울러 신제품·신제형 개발, 합성신약 연구, 공동개발 및 적응증 확대 임상 등 연구개발 역량 강화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그동안 생산능력이 시장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공급이 불안정했고, 이로 인해 처방 성장에도 한계가 있었다”며 “유상증자를 통해 기존 제조 설비 확장과 신규 설비 확충으로 공급 불안정을 해소하고, 제2의 라투다와 같은 신제품 도입, 브랜드 인수, CDMO, 의료기기 등 신규사업 진출까지 성장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도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426억원, 영업이익 21억원, 당기순이익 64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4%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흑자로 돌아섰다. 순이익 흑자는 2019년 4분기 이후 약 3년 9개월, 15분기 만의 성과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904억원으로 전년 대비 26.8% 늘었으며, 영업이익 51억원과 순이익 63억원을 기록하며 본격적인 턴어라운드에 진입했다.

실적 반등을 이끈 것은 주력 의약품의 고성장이다. 항정신병 치료제 ‘라투다’는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빅5 병원을 포함한 주요 종합병원 코딩을 완료했다. 현재 전국 118개 종합병원과 97개 전문 정신병원, 794개 의원에서 처방이 이뤄지고 있으며, 출시 1년 만에 월 매출 10억원을 돌파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덱시드’와 ‘치옥타시드’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약 93% 급증했다. 중추신경계(CNS) 사업본부 전체 매출은 47% 성장하며 시장 평균인 10%를 크게 웃돌았다.
회사는 하반기에 라투다 마케팅을 강화하고, 간질환 복합제 ‘레가덱스’와 신규 당뇨병 치료제 ‘부디앙’ 출시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레가덱스는 기존 단일제 ‘레가론’과 병용 처방을 유도해 제품군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부디앙은 기존 약물과 차별화된 기전을 내세워 빠른 시장 안착을 노린다는 방침이다.
연구개발(R&D) 부문에서도 글로벌 신약 개발이 본격화된다. 자회사 콘테라파마는 파킨슨병 환자의 아침 무동증 치료제 ‘CP-012’ 임상 1b상을 영국에서 진행 중이며, 이르면 9월 톱라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면역치료 전문 제약사 아슬란과의 합작사인 재규어 테라퓨틱스는 고형암을 타깃으로 하는 아릴탄화수소수용체(AhR) 길항제의 생체 내 효력시험을 진행 중으로, 연내 주요 데이터를 도출할 계획이다. 2023년 인수한 이스라엘 프로텍트 테라퓨틱스는 미국 대학과 협력해 희귀 신경질환 치료제 연구를 진행하며 신경퇴행성 질환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이번 유상증자를 기반으로 생산능력 확대, 신제품 도입, 글로벌 신약 개발을 아우르는 ‘2단계 도약 전략’을 본격화한다. 회사는 2030년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해 20위권 제약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는 외형 성장과 이익률 개선 모두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며 “하반기에는 주력 품목 마케팅 강화와 연구개발 성과 창출을 통해 국내외 제약 시장에서 경쟁력을 한층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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