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정후(27,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겐 가혹한 일일 수 있다. 그러나 1억1300만달러(약 1582억원) 대형계약을 이행하는 간판선수에게 주어지는 당연한 무게감이다.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데드라인이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지나갔다. 샌프란시스코는 불펜 타일러 로저스와 카밀로 도발을 각각 뉴욕 메츠와 뉴욕 양키스에, 외야수 마이크 야스트르젬스키를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각각 넘겼다. 그리고 이 세 건의 트레이드를 통해 7명의 유망주를 받아왔다.

전형적인 ‘셀러’였다. 불과 1개월 반 전인 6월16일에 보스턴 레드삭스에 선수 4명을 주고 라파엘 데버스를 받아온 팀이었다. 메이저리그를 뒤흔든 역대급 빅딜이었다. 데버스가 보스턴과 갈등 관계라서 관심을 모은 측면이 컸지만, 샌프란시스코가 보스턴과 11년 3억3100만달러 연장계약을 체결한 프랜차이즈 스타를 계약 2년 반만에 데려온 사실만으로도 쇼크였다.
그만큼 샌프란시스코의 타선 보강 의지, 윈 나우 시즌에 대한 의지는 대단했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는 데버스 영입 후 오히려 뒷걸음했다. 특히 7월에는 9월15패로 최악의 한 달을 보냈다. 심지어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에는 2승10패다.
결국 못 쳐서 추락했다. 최근 6연패 기간 단 12득점에 그쳤다. 데버스를 영입했으나 시너지는 전혀 없었다. 데버스는 이적 후 37경기서 타율 0.219 4홈런 15타점 OPS 0.692다. 이정후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7월에 반등했지만, 올 시즌 103경기서 타율 0.248 6홈런 43타점 50득점 7도루 OPS 0.710이다.
최악의 성적표는 아니다. 6년 계약의 두 번째 시즌이지만 실질적인 메이저리그 첫 풀타임 시즌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면죄부가 될 순 없다. 이정후를 비롯한 고액계약자들, 해줘야 할 주축들이 제 몫을 못해준 게 크다.
가장 기대를 모은 유격수 윌리 아다메스, 3루수 맷 채프먼은 나란히 16홈런을 때렸다. 그러나 두 사람의 타율은 0.238, 0.237이다. OPS도 0.739, 0.795다. 엘리엇 라모스(타율 0.245 14홈런 50타점 OPS 0.764), 윌머 플로레스(타율 0.245 12홈런 59타점 OPS 0.692), 야스트르젬스키(타율 0.231 8홈런 28타점 OPS 0.685)도 아주 잘했다고 보긴 어렵다.
결국 샌프란시스코는 7월 부진으로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격차가 각각 9경기, 6경기로 벌어지면서 ‘셀러 트레이드’를 할 수밖에 없었다. 데버스와 이정후, 아다메스 등으로 폭풍영입을 해놓고 정작 시즌 클라이맥스 시점에 미래를 내다보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을 맞이했다. 디 어슬래틱은 1일 트레이드 데드라인 풍경을 바라보며 샌프란시스코가 데버스를 영입했음에도 패자라고 밝혔다.

아직 시즌은 2개월 가까이 남아있다. 목표를 잃은 샌프란시스코가 더 추락할 수도 있다. 2021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깜짝 우승 이후 4년째 표류만 한다. 이정후의 포스트시즌 데뷔전도 사실상 기약 없이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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