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손아섭이 NC 다이노스에서 한화 이글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손아섭과 NC가 함께한 1315일의 시간을 되돌아보자.
첫 인연은 2021년 12월 24일부터 시작됐다. 2021년 롯데 자이언츠 소속이던 손아섭은 139경기 173안타 58타점 타율 0.319를 적어내고 FA 자격을 획득했다. 무수한 물밑 협상 속에 NC와 4년 64억원(계약금 26억원, 연봉 30억원, 인센티브 8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당시 임선남 단장은 "타선의 출루 및 콘택트 능력을 높이고자 하는 구단의 방향성에 비추어 볼 때, 손아섭의 영입이 좋은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선수단에 변화가 많았던 만큼 앞으로 더욱 잘 준비하여 내년 가을야구에 다시 도전하도록 하겠다"고 영입 이유를 밝혔다.


첫 시즌은 아쉬웠다. 2022년 손아섭은 138경기 152안타 48타점 타율 0.277을 기록했다. 2010년 주전으로 도약한 이후 최저 타율이다. 3할 타율 미만은 2009년(0.186) 이후 처음이다. 7년 연속 150안타 행진을 이어갔지만, 손아섭이란 이름값에는 미치지 못했다.
2023년 완벽하게 부활했다. 140경기에서 187안타 65타점 타율 0.339의 성적을 남겼다. 외야수와 지명타자를 오가며 안타 기계로서의 면모를 되찾았다. 타율과 최다 안타 1위, 2루타(36개) 2위, 득점(97개) 3위에 올랐다. 타격왕은 커리어 최초다. 또한 KBO리그 최초의 8년 연속 150안타 신기록을 세웠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맹타를 휘둘러 팀을 플레이오프까지 올려놓았다. 다만 KT 위즈에 리버스 스윕을 당해 꿈에 그리던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다. 시즌 종료 후 지명타자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됐다. 통산 6번째 황금장갑이자, 지명타자 1호 수상.
2024시즌 KBO리그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6월 1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손아섭은 멀티 히트를 때려내며 KBO리그 통산 2504안타를 기록, 박용택 KBS N 스포츠 해설위원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리고 다음날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좌전 안타를 생산, 2505안타로 KBO리그 통산 최다 안타 신기록을 썼다. 박용택 해설이 직접 손아섭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며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다.


다만 시즌 성적은 좋지 못했다. 손아섭은 7월 초 왼쪽 무릎 후방 십자인대 부상을 당해 사실상 후반기를 날렸다. 6월 타율 0.315(89타수 28안타)로 상승세를 타고 있었기에 더욱 아쉬웠다. 결국 손아섭은 84경기 95안타 타율 0.285로 시즌을 마쳤다. 2010년부터 이어오던 14시즌 연속 시즌 100안타도 마감했다. 선구안도 무너져 출루율이 0.314에 그쳤다. 역시 2010년 이후 최저다.
그리고 올해 NC와 동행이 마무리됐다. 한화와 NC는 31일 오후 8시 5분 손아섭과 현금 3억원+2026 KBO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받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한화는 "프로야구 통산 최다 안타 기록 보유 선수이자 최근 10년 내 포스트시즌 통산 OPS가 1.008에 달하는 손아섭이 가을야구 진출 시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이번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NC 임선남 단장은 "팀의 핵심 전력이었던 손아섭을 떠나보내는 일은 구단에 결코 가볍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러나 이번 트레이드는 구단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장기적인 팀 리툴링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3일 KT전 출전이 마지막 NC 소속 출전 경기가 됐다. 이날을 포함해 'NC' 손아섭은 2025시즌 76경기 72안타 33타점 타율 0.300을 기록했다.
NC와 1315일을 함께했다. 기간 동안 손아섭은 438경기에 출전해 506안타 196타점 235득점 타율 0.303 OPS 0.759을 기록했다. 규정타석을 소화한 선수 중 타율 7위, 최다안타 공동 11위다.
빛과 그림자가 명확하다. 냉정하게 봤을 때 성공한 시즌은 2023년 뿐이다. 하지만 손아섭은 특유의 악바리 정신으로 선수단의 모범이 됐다. 또한 NC 유니폼을 입고 최다 안타 기록을 갱신, 영원히 남을 역사를 만들었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NC 손아섭은 잊을 수 없는 멋진 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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