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롯데 자이언츠 손호영은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팀 간 시즌 9차전 홈 맞대결에 3루수,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2득점 1볼넷으로 펄펄 날아올랐다.
지난 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은 손호영은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이적 2년차, 손호영에게 시련이 다가왔다. 시즌 초반부터 작년의 좋았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은 것. 급기야 시즌 초반 내복사근을 비롯해 손가락 부상까지 찾아오면서 본의 아니게 공백기를 가져야만 했다.
하지만 두 차례 2군에서 재정비의 시간을 갖고 돌아온 손호영은 분명 달라져 있었다. 지난 24일 키움과 맞대결에서 복귀 첫 선발 출전한 손호영은 3안타 1득점 1도루로 존재감을 뽐내더니, KIA 타이거즈와 주말 3연전에서는 4안타 1타점 4득점 2사사구로 폭주했다. 그리고 이 좋은 흐름이 NC와 맞대결까지 이어졌고, 손호영은 819일 만의 6연승의 선봉장에 섰다.
손호영은 1회말 1사 1루의 첫 번째 타석에서 NC 선발 로건 앨런을 상대로 좌익수 방면에 안타를 뽑아내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득점과 연이 닿지 않았지만, 경기 시작부터 손호영의 타격감은 상당히 좋아보였다. 그리고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4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을 얻어낸 뒤 도루를 통해 2루 베이스를 훔쳤고, 윤동희의 적시타에 홈을 밟아,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손호영은 1-0으로 앞선 6회말 무사 1루에서는 로건을 상대로 커터를 힘껏 잡아당겨 좌월 투런홈런을 폭발시키더니, 3-3으로 맞선 7회말 무사 만루 찬스에서는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는 희생플라이를 터뜨리며 결승타점을 뽑아냈다. 그 결과 롯데는 6-4로 NC를 무너뜨리고 6연승을 질주했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손호영은 '공이 수박만하게 보이는 것 같나?'라는 물음에 "수박까지는 아닌데, 잘 보이는 것 같다. 결과과 좋게 나와서 다행"이라며 "2군에서 실전은 별로 없었지만, 한 경기를 뛰고 돌아온 게 도움이 됐다. 그리고 항상 말씀드리지만, 코치님들과 대화를 많이 해서 잘 되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로건과의 맞대결은 어땠을까. 그는 "볼이 정말 좋더라. 무브먼트가 많은 선수라서 '어떻게 쳐야 하나?' 생각을 했지만, 결국 내 스윙을 하자는 생각이었다. 뭘 노려서 이상하게 치는 것보다는 내 스윙을 했던 것이 잘 된 것 같다"며 타격감에 대한 물음엔 "작년과 똑같은 것 같다. 지금 타구가 외야로도 잘 나가는 것 같고, 타석에서 불편함 느낌이 없어서, 감은 좋다"고 설명했다. 드디어 지난해 좋은 감이 돌아오고 있는 셈.
공교롭게 롯데는 손호영이 돌아온 뒤 6연승을 질주하는 중. 이는 2023년 이후 무려 819일 만이다. 그는 "나 때문이 아니다. (고)승민이가 복귀해서 그렇게 된 것 같다. 승민이 덕분에 연승을 하는 것이다. 나는 그저 형들과 동생들을 도와줄 뿐"이라고 겸손하게 답하며 "(전)준우 형이 '화요일에 가장 집중을 해야 된다'고 하셨는데, 그래서 오늘 더 집중을 했다. 한 주의 첫날에 정신줄을 잡아야 그대로 간다. 선수들이 실수가 나왔지만, 잘 마무리 한 것도 준우형 덕분"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2위 LG 트윈스와 격차는 유지가 됐지만, '선두' 한화 이글스와 간격을 4경기로 좁혔다. 남은 경기 수를 생각하면, 좁히기 힘든 격차라고 볼 수 있지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만큼 미래를 속단할 수 없다. 선수들 입장에서 4경기는 어떻게 느껴질까.
손호영은 "한 주 안에 다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4경기는 크지 않다고 느낀다. 아직 시즌이 조금 남아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우리도 언제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긴장하고 있다"고 자신감과 함께 방심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김태형 감독은 30일 경기에 앞서 남은 경기에서 총력을 다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는 선수들도 마찬가지. 그는 "선수들은 아마 개막 때부터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놓치는 경기는 없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이겨야 된다. 때문에 선수들도 모든 경기를 이기려고 한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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