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불펜으로 변신했지만 여전히 쉽지 않다.
한화 이글스 투수 엄상백은 전반기가 끝난 후 보직 이동이 있었다. 선발에서 불펜으로 갔다. 엄상백의 자리에는 2년차 좌완 황준서가 들어갔다.
엄상백이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한 이유가 있다. 바로 선발로 나서서 힘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4년 최대 총액 78억을 받는 조건으로 KT 위즈를 떠나 한화 유니폼을 입은 엄상백은 한화 선발진에 힘이 될 거라 기대를 모았지만 전반기 기대에 못 미쳤다.
전반기 15경기에 나왔는데 1승 6패 평균자책 6.33에 그쳤다. 4월 18일 대전 NC 다이노스전에서 거둔 승리가 처음이자 마지막 승리. 5월 2군에도 다녀왔지만 별 효과는 없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는 단 2회이며, 무실점 경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물론 승운이 따르지 않은 경기도 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건 분명했다.
특히 7월 2경기에서는 4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7월 3일 대전 NC전 3⅔이닝 5피안타 3사사구 1탈삼진 3실점, 7월 9일 대전 KIA전 3⅓이닝 3피안타 4사사구 3탈삼진 3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엄상백에게 양해를 구하면서 "내가 볼 때 상백이 볼은 나쁘지 않다. 근데 부담이 있는지, 뭔가 안 맞는다. 승이라는 게 딱 오면 다음이 편해지는데, 밝게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좋은 일이 생길 것이다"라고 아쉬움을 보인 바 있다.
KT 소속이던 2023년 6월 30일 NC전 이후 약 2년 만에 불펜으로 나섰던 7월 2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아쉬운 내용을 보였다. 황준서의 뒤를 이어 두 번째 투수로 올렸는데 2⅔이닝 7피안타(2피홈런) 2탈삼진 6실점으로 흔들렸다. 2회 마운드에 올랐다. 2회와 3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그러나 4회 1사 이후 박준순에게 3루타를 내준 걸 시작으로 양석환 1타점 적시타, 김기연 2루타, 김대한 2타점 적시타, 정수빈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이어 이유찬에게 투런포, 제이크 케이브에게 솔로포 백투백 홈런을 맞으며 고개를 숙였다.
7월 26일 대전 SSG 랜더스전에서는 2이닝 2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나선 경기에서 한화 유니폼을 입고 첫 무실점 경기를 완성했다. 당시 선발 류현진이 일찌감치 내려간 가운데 이날도 2회 올라왔다. 2회와 3회를 실점 없이 막았고, 4회 이지영과 정준재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1, 2루에서 마운드를 김종수에게 넘겼다. 김종수가 실점 없이 4회를 넘기며 엄상백의 실점도 올라가지 않았다.
그리고 7월 29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에 황준서의 뒤를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왔다. 팀이 0-3으로 뒤진 3회 2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올라왔다. 엄상백은 강민호에게 몸에 맞는 볼, 김영웅에게 볼넷을 허용해 2사 만루 위기를 맞이했으나 박병호를 삼진 처리했다. 긴 이닝은 소화하지 못했다. 4회 선두타자 박승규에게 안타, 류지혁에게 희생번트, 이재현에게 안타를 맞아 4회 1사 1, 3루에서 김범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김범수가 김성윤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주면서 엄상백의 실점도 올라갔다.

이날 엄상백의 기록은 ⅔이닝 2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1실점. 후반기 불펜으로 나선 3경기(5⅓이닝) 평균자책점이 11.81에 달한다. 여전히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 아쉬울 수밖에 없다.
김경문 감독은 엄상백이 언젠가 한화 마운드에 힘이 되어줄 날이 올 거라 믿고 있다. 그래서 불펜으로 갔을 때도 "상백이가 자기 좋아지면, 다시 선발 시켜달라고 하더라. 감독의 마음을 잘 이해해 줘서 감독으로서는 고마울 뿐이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1위를 달리는 한화는 엄상백의 부활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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