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날 것 같다"
NC 다이노스 이우성은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9차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돌고 돌아 다시 NC 유니폼을 입게 된 소감을 전했다.
이우성은 지난 2013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5순위에서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2018시즌을 치르던 중 NC 다이노스로 트레이드가 됐고, 이듬해 이명기 트레이드의 반대급부로 다시 한번 KIA 타이거즈로 이적했다. 데뷔 초장기에는 이렇다 할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이우성이 꽃을 피우기 시작한 것은 2022시즌이었다.
당시 이우성은 KIA에서 80경기에 출전해 35안타 1홈런 타율 0.292로 활약했고, 2023년에는 126경기에서 107안타 8홈런 58타점 타율 0.301 OPS 0.780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지난해 이우성은 112경기에서 115안타 9홈런 54타점 타율 0.288 OPS 0.762로 좋은 흐름을 이어가며, KIA의 통합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 3년 동안의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았다. 이우성은 29일 경기 전까지 KIA에서 56경기 34안타 2홈런 15타점 타율 0.219 OPS 0.642로 부진했고, 이로 인해 KIA에서는 입지가 좁아지면서, 3대3 트레이드의 일부가 돼 '친정' NC로 돌아오게 됐다.
이호준 감독은 이우성의 한 방 능력에 기대를 거는 중이다. 사령탑은 29일 경기에 앞서 "우리 팀에 수비는 되는데 타격이 안 되고, 타격은 되는데, 수비가 안 되는 외야수들이 많았다. 그걸 해소해 주는 선수다. (이)우성이는 특히 멀티포지션이 된다. 내가 NC 타격코치를 할 때 지도를 했던 선수"라며 "지금도 그때의 타격폼으로 치고 있다. 그래서 우성이에 대해서는 잘 안다고 생각한다"고 말 문을 열었다.
이어 "우성이가 몸은 크지만, 생각보다 주루플레이와 수비를 못 하는 선수가 아니다. 예전에는 대주자로 나간 적도 있다. 그만큼 센스가 있는 선수"라며 "(손)아섭이가 옆구리 부상으로 빠지는 등 중심 타자들이 이탈하면서, 우성에게는 장타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팀에 '홈런을 맞을 수 있다'는 위압감을 줄 수 있는 타자들이 부족한데, 우성이가 그걸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큰 김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이호준 감독은 이우성과 최원준이 충분히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사령탑은 "그동안 지켜봤기에 기술적 문제는 없다. 멘탈적인 문제로 야구가 안 됐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원래 기본적으로 실력은 있는 선수들이다. 지금보다는 훨씬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은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언제쯤 트레이드 소식을 접했을까. 29일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이우성은 "어제 2군 원정 경기를 가는 버스를 기다리다가 전화를 받아서, 짐을 조금 정리했다"며 "솔직히 세 번째 트레이드라서 많은 생각이 들진 않았다. 그러나 NC 출신이 다시 NC로 오는 사례가 처음인 것으로 안다. 그래서 영광이고,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오랜만에 돌아온 NC는 어땠을까. 이우성은 "야수 중에서는 내가 네 번째? 다섯 번째로 나이가 찼더라. 예전에 NC에 있을 때에는 25살이었는데, 그때 1~3살 차이나던 형들이 지금은 주장도 하고, 베테랑이 되셨다. 그리고 2군에서 생활을 같이 했던 선수들이 1군에서 자리를 잡고 있기도 했다. 아는 얼굴이 많았다"며 "라커룸에서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는데 '안녕하세요'보다는 '반갑고, 잘 부탁한다'는 말을 더 많이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우성은 NC로 돌아온 후 한 가지 다짐을 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고개 숙이지마'라는 딱 한 마디를 하셨다. '고개 숙이지 말고, 당당하게 야구해'라는 이야기를 하셔서, 그렇게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며 "내가 NC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게 이호준 감독님께서 타격코치를 하고 있을 때였다. 그리고 KIA로 트레이드가 됐다. 현재 부진이 심리적인 것도 있지만, 기술적으로 바뀐 게 있기에 성적이 안 나왔다고 생각한다. 감독님도 계시고 타격코치님들도 계시기 떄문에 많이 보완해 주실 것이라 생각한다. 더 떨어질 게 없기에 좋아질 것"이라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끝으로 이우성은 NC와 KIA 팬들에게 메시지도 보냈다. NC 팬들을 향해선 "예전엔 민폐만 끼치고 간 느낌이라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 돌고 돌아서 왔는데, 이제는 폐 안 끼치고 잘 해보겠다"고 말했고, KIA 팬들에게는 "정말 아무것도 없는 나를 올스타전도 보내주셨다. 첫 가을야구에서도 우승까지 했는데, 너무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다.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날 것 같다. 올해는 야구를 너무 못해서, 욕을 엄청나게 먹었는데, KIA에서 생활을 좋은 추억으로 가져가겠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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