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당기 순익이 사상 첫 10조원을 돌파했다. 실적 개선에 따라 주주환원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총 10조3254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한 규모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KB금융이 3조4357억원, 신한 3조374억원, 하나 2조3010억원, 우리 1조5513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KB금융·신한·하나금융은 역대 최대 반기 실적이다.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 출범으로 인해 역성장했다.
증권가에서는 금융지주의 주주환원을 기대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최대 순익을 올리면서 재무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도 크게 올라간 영향이다. CET1은 보통주자본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수치다. 금융지주들은 CET1 13%를 초과분을 주주환원에 쓸 수 있다.
KB금융의 2분기 CET1은 13.74%로 국내 금융지주 중 가장 높았다. KB금융은 8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소각 계획을 내놨다. 주당 920원의 현금 배당도 결의했다. 연간 주주환원 규모는 3조1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총 주주환원율은 약 53%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50%를 넘는 은행이 KB금융 외에는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밸류업 주도주로서의 진면목이 계속 발휘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한금융도 2분기 CET1이 13.59%로 전분기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다. 신한금융은 하반기 6000억원, 내년 2000억원 총 8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연간 주주환원 규모는 자사주 매입 1조2500억원에 현금배당 1조1000억원을 합해 2조35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지속적으로 13% 초반 수준을 유지하던 CET1비율이 큰 폭으로 개선된 만큼
충분한 버퍼가 확보됐다”며 “올해 총 주주환원율을 47.4%로 전망하며 빠르면 내년 중 총 주주환원율 50%를 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의 2분기 CET1비율은 13.39%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은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 소각과 주당 913원의 분기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연초 발표한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은 상반기에 조기 이행했다. 올해는 41.3%의 총 주주환원율이 예상된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경쟁사가 높은 주주환원율을 달성할 계획을 발표한 만큼 상대적으로는 전반적인 주주환원 규모가 작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금융의 6월 말 CET1비율은 12.76%로 여전히 13%에 못 미쳤다. 다만 시장의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다른 금융지주와의 격차가 1분기만 하더라도 79~125bp였으나 63~98bp로 줄어들며
빠르게 따라잡았다. 우리금융은 2분기 배당으로 전분기와 동일한 200원을 결정했다. 올해 예상 주주환원율은 36~37% 수준으로 다소 낮지만 CET1 13% 달성 이후에는 적극적인 주주환원 확대가 나타날 것으로 점쳐진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하락과 더불어 동사의 적극적인 RWA 개선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올해는 보험사 계열 편입 등 산적한 과제가 많은 만큼 적극적인 주주환원 확대가 어렵겠지만 내년 이후부터는 주주환원율 40% 근접 혹은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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