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구일행(一球一幸). 공 하나하나에 행복을 느끼는 아이들이 있다. 드넓은 운동장에서 공을 던지고 치고 달리며 건강하고 올바르게 자라는 소년들. 바로 대한유소년야구연맹(회장 이상근) 소속 유소년야구 선수들이 주인공이다. '공부하는 야구, 행복한 야구, 즐기는 야구'를 지향하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은 2011년 문을 열고 한국 야구 유망주 육성 산실이 됐다.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 중인 왼손 투수 최승용을 비롯해 여러 프로 선수들을 배출하며 한국 야구 저변 확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한국 야구를 넘어 스포츠 전체에 좋은 모범사례가 되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들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눠 본다. (편집자 주)
[마이데일리 = 횡성베이스볼테마파크 심재희 기자] 일구일행인터뷰 스물다섯 번째 초대 손님은 듬직한 체격을 갖춘 지도자다. 실제로 어린 시절 유도 선수로 활약했고, 대학교에서 유도 지도학을 전공한 인물이다. 태백시 유소년야구단의 배강열(28) 감독이 주인공이다. "야구와 유도가 추구하는 근본 정신은 같다"고 강조하는 배 감독은 대한유소년야구연맹(회장 이상근) 지도자들 가운데 가장 어린 축에 속한다. 하지만 야구 열정과 노력은 베테랑 지도자들과 비교해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 유도 선수에서 야구 감독이 되기까지
배강열 감독은 1997년생이다. 20대 후반으로 대한유소년야구연맹 지도자들 가운데 '젊은 피'로 불린다. 젊지만 독특한 이력을 갖추고 있다. 아버지가 유도 국가대표팀을 지휘했고, 현재 동해시청 유도팀을 이끄는 배상일 감독이다. 자연스럽게 어린 시절부터 유도를 경험했고, 유도 선수로도 뛰었다. 그러다가 고명초등학교 5학년 때 야구와 첫 인연을 맺었다. 야구의 매력에 빠져 야구 선수로서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했다. 고명초, 언북중, 배명고, 강릉영동대에서 야구 선수로 활약했다.
배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와 함께 유도를 비롯해 운동을 많이 했다. 야구 선수로 변신해 대학 시절까지 선수로 활약했다"며 "2018년 강릉영동대에서 야구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군대에 다녀와서 용인대 유도경기지도학과에 편입했다"고 밝혔다. 제대 후 유도 공부를 하면서 동시에 야구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2022년 5월 2일 태백시 유소년야구단을 창단했다. 유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들까지 야구를 즐길 수 있는 태백시야구스포츠클럽을 운영 중이다.
현재 태백시 유소년야구단은 28명 정도로 구성돼 있다. 선수반 11명, 취미반 17명으로 이뤄졌다. 배 감독은 "팀을 창단할 때 등록 인원이 1명에 불과했다. 여러 분들의 도움으로 유소년야구단 창단에 성공했고, 꾸준히 인원이 늘어 현재 28명 정도가 됐다"며 "28명 가운데 선수반 인원이 11명이다. 선수반 비중이 꽤 높은 편이고, 취미반 선수들의 기량도 계속 좋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태백시야구스포츠클럽에는 30명 정도의 성인 회원들이 속해 있다"고 알렸다.

◆ '예시예종'을 강조하는 지도자
예시예종(禮始禮終). '예로 시작해서 예로 끝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다. 유도에서 강조하는 예절 원칙이다. 유도가였던 배 감독은 야구에서도 예시예종이 중요하다고 확신한다. "어린 선수들에게 '예시예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모든 선수들이 기본기와 인성을 제대로 갖추기 위해 감독으로서 노력한다"며 "유도의 기본 정신인 예시예종은 유소년야구에서도 그대로 통한다. 어린 선수들이 예의를 제대로 갖춰야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배 감독은 현재까지 유도 감독으로 활약 중인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버지께서는 20년 이상 유도 감독으로 외길을 걸으셨다. 정말 성실하고 꾸준하게 노력하신다. 항상 대단하다고 느꼈고, 언제나 아버지를 본받아야 되겠다고 다짐했다"며 "아버지와 사이가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저의 롤-모델이 바로 아버지 같은 지도자다"고 미소를 지었다. 아버지의 가르침을 본받아 '예시예종'을 태백시 유소년야구단에서 실천하고 있는 배 감독이다.
아울러 유도와 야구는 서로 다른 매력을 갖췄다고 설명한다. "유도는 개인 종목이고, 야구는 팀 종목이다. 이 부분이 가장 다른 점이다"며 "저는 유도 선수로서 기본을 배우면서 노력했다. 야구를 보면서 팀 스포츠에 대한 매력을 알게 됐고, 야구 선수로서도 열심히 뛰었다"고 말했다. 이어 "유도는 갈고닦은 기술로 상대를 제압하는 매력을 갖춘 스포츠다. 야구는 팀이 똘똘 뭉쳐 승리를 향해 함께 나가는 게 중요하다. 꼴찌 팀이 1위 팀을 잡을 수도 있는 게 야구의 또 다른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 투지 넘치는 '공격 야구'
태백시 유소년야구단은 이제 창단한 지 3년이 조금 넘었다. 역사가 아직 짧지만 탄탄하게 팀 구성이 돼 있다. 전체 인원 28명 중 11명이 중학생이다. 17명은 초등학생이다. 대한유소년야구연맹 주니어리그(만 16세 이하)와 꿈나무리그(만 11세 이하)에 주로 참가한다. 선수층이 두껍지는 않지만 조직력은 매우 좋고, 선수들이 쉽게 포기하지 않는 팀으로 정평이 나 있다.
배 감독은 태백시 유소년야구단의 기본 팀 컬러에 대한 질문에 곧바로 '공격 야구'라는 답을 내놓는다. "우리 팀의 기본 색깔은 공격 야구다. 감독으로서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한다"며 "아이들에게 기본기와 인성을 강조하면서도, 경기에 나서면 투지를 발휘하라고 주문한다. 쫄지 말고 투지 넘치게 이기려는 의지를 보여야 승리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젊은 감독으로서 선수들과 함께 필승의지를 보여 성과를 내겠다고 스스로 다짐한다. 태백시 유소년야구단의 투지 넘치는 '공격 야구'의 완성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자기 체면을 건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법이다. 필승의지를 더 강하게 발휘하는 쪽이 유리하다. 물론 감독도 마찬가지다"며 "감독으로서 더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항상 느낀다. 화끈한 공격 야구로 태백시 유소년야구단의 새 역사를 쓰고 싶다"고 덧붙였다.

◆ 올해는 창단 첫 우승 꼭 이룬다
태백시 유소년야구단은 창단 후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이 여는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 꾸준히 출전하고 있다. 매년 7~8개 정도의 대회에 참가한다. 태백시의 지원으로 선수들이 좋은 경험을 계속 쌓을 수 있다. 배 감독은 "태백시와 태백시체육회가 물심양면 저희 구단에 지원을 해준다.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 감독의 목표는 뚜렷하다. 일단 구단 창단 후 첫 우승을 빨리 이루고 싶다. 그는 "꿈나무리그 현무에서 올해만 두 번이나 준우승을 차지했다. 제5회 횡성군수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 이어 제2회 마이데일리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서도 준우승했다"며 "올해는 꼭 첫 우승을 이루고 싶다. 첫 우승을 거두고 더 멀리 뻗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언젠가 제가 키운 제자들이 프로 무대에 서기를 바란다. 현재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어린 선수들이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들로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전했다.
아직 20대인 배 감독은 여러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자신이 어린 선수들과 즐겁게 야구를 펼치는 데 도움을 준 이들에 대한 인사를 건넸다. "태백시 유소년야구단의 발전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많은 분들이 계시다. 먼저, 팀 창단부터 운영까지 큰 도움을 주시는 김상욱 태백시야구협회장님과 김성태 태백시야구협회 전무이사님께 감사하다. 저희 팀을 함께 이끄는 안치환 코치님, 김석윤 코치님께도 고맙다. 제가 1997년생인데, 안치환 코치님이 1998년생, 김석윤 코치님이 1999년생이다. 우리 셋이 '젊은 피 지도자'로서 계속 잘 뭉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아이들에게 대회 참가 기회를 열어주시는 대한유소년야구연명 이상근 회장님 이하 임직원들과 태백시 유소년야구단 선수들과 학부모님들께도 정말 정말 감사하다. 끝으로 저를 항상 응원해주는 가족들께도 감사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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