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죽으면, 나도 같이 죽을 것 같았어요"
롯데 자이언츠 손호영은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팀 간 시즌 12차전 원정 맞대결에 3루수, 7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도루 1득점으로 존재감을 폭발시켰다.
손호영은 지난해 롯데 유니폼을 입고 102경기에서 126안타 18홈런 78타점 타율 0.317 OPS 0.892로 펄펄 날아오르며 주전 3루수로 거듭났다. 하지만 올해는 작년같지 않았다. 시즌 초반부터 손호영은 부진한 스타트를 끊었고, 급기야 4월 내복사근 부상으로 한차례 전열에서 이탈했다. 그리고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왔으나, 6월 손가락 부상으로 또다시 공백기를 갖게 됐다.
지난해와 달리 부진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도 답답한 상황에서, 부상은 눈치 없이 계속해서 찾아왔다. 그래도 손호영은 지난 22일 KIA 타이거즈 2군과 퓨처스 경기에서 2안타 2타점으로 복귀를 위한 시동을 걸더니, 23일 1군의 부름을 받았다. 그리고 24일 손호영이 마침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손호영의 방망이는 불을 뿜었다. 2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키움 선발 정현우를 상대로 3구째 직구를 공략해 좌익수 방면에 안타를 뽑아내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상대 폭투를 통해 2루 베이스를 밟으며 득점권 찬스까지 마련하기도 했으나, 결정적인 한 방이 터지지 않으면서, 득점과 연이 닿지 않았는데, 두 번째 타석은 달랐다.
손호영은 5회초 정현우와 두 번째 맞대결에서 이번에는 슬라이더를 힘껏 잡아당겨 2루타를 폭발시키며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그런데 이후 주루플레이들이 아쉬웠다. 후속타자 한태양의 2루타 때 판단 미스를 한 손호영은 홈이 아닌 3루 베이스에 안착하는데 그쳤고, 이어지는 2, 3루에서는 황성빈의 기습번트 시도 상황에서 키움 포수의 견제에 걸려들 뻔했다.


다행히 손호영은 센스 있게 태그를 피하면서 비디오판독 끝에 세이프 판정을 얻어냈고, 황성빈의 적시타에 홈을 밟았다. 그리고 손호영은 7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세 번째 타석에서 3안타를 완성했고, 이번에는 도루로 득점권 찬스를 롯데에 안기는 등 4타수 3안타 1도루 1득점으로 날아올랐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손호영은 "감이 좋다, 안 좋다가 구별이 안 됐다. 너무 치고 싶은 마음밖에 없었다. 오늘 안 쳐놓으면, 계속 안 나올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더 집중했던 것 같다"고 복귀전을 치른 소감을 밝혔다.
손호영은 3루 견제구 태그 장면과 한태양의 2루타의 주루플레이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는 "(황)성빈이가 기습번트를 시도했는데, 내 잘못이다. 너무 급하게 해서, 가까스로 살긴 했는데, 일단 내가 주루플레이를 잘못한 것이다. 살아서 너무 다행이고, 하늘에 감사하다. 태그를 어떻게 피한 건지 기억도 안 난다. 죽으면 나도 같이 죽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사인은 딱히 없었다. 그런데 고영민 코치님께서 '성빈이가 기습번트 할 수 있으니, 준비하고 있어라'고 했는데, 내가 너무 들어가고 싶은 욕심에 미스를 했었다"며 한태양의 2루타 상황에 대해서는 "그것도 잘못했습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오늘 내가 인터뷰할게 아니다. 혼나러 가야한다. 잘 친 건 잘 친 것이고, 못한 것은 못한 거다"라고 멋쩍게 웃었다.
그래도 손호영의 두 번의 실수가 결국 득점으로 연결됐던 것은 천만다행이었다. 손호영은 "큰일 날 뻔했다. 진짜 다시 상동갈 뻔했다"며 "내가 빠져도 나를 대처할 수 있는 선수는 나온다. 부상으로 의도치 않게 내려갔었는데, 남은 경기는 한 이닝도 빠지지 않고 다 뛰고 싶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