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 주사, “뇌종양 위험 3.5배 높아”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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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임 주사를 맞으면 뇌종양 위험이3.5배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마이데일리 = 박정빈 기자]널리 사용되는 피임 주사를 맞는 여성은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뇌종양에 걸릴 가능성이 3.5배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해당 주사가 뇌에서 가장 흔한 종양 유형인 수막종(meningioma)의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세 번째 주요 연구로, 특히 12개월 이상 주사를 맞은 여성에게서 그 위험성이 두드러졌다.

23일(현지시간)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영국에서만 한 달에 약 1만 건의 메드록시프로게스테론 아세테이트(Medroxyprogesterone acetate) 처방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디포 프로베라(Depo Provera)'라는 브랜드명으로 판매되고 있다.

현재 영국 내 수백 명의 여성은 제조사 화이자(Pfizer)가 이러한 위험성을 충분히 경고하지 않았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500명 이상의 여성이 “피임 주사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음에도 사용자에게 충분한 경고를 하지 않고, 더 안전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화이자 및 기타 제네릭 제조사들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 약물은 3개월마다 한 번 주사 형태로 투여되며, 여성의 난소에서 난자가 배출되는 것을 막아 피임 효과를 낸다. 영국 국민건강서비스(NHS)에서는 이 약물을 40년 전 처음으로 피임제로 승인했다.

하지만 2024년, 프랑스 의약품건강제품안전청 소속 과학자들이 1만 8,000명 이상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에 발표하면서 우려가 커졌다. 이 연구에 따르면, 1년 이상 피임 주사를 맞은 여성은 수막종 위험이 최대 5배까지 증가했다. 2023년 9월 미국 앨라배마대학교 연구팀이 발표한 또 다른 연구도 유사한 결과를 보여줬다.

수막종은 암은 아니지만 시야 흐림, 두통, 청력 저하, 후각 이상, 삼킴 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성장 속도가 느리지만, 종양이 지나치게 커지면 뇌나 신경을 압박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영국에서는 매년 약 2,000~3,000명이 수막종 진단을 받으며, 여성에게서 더 흔하게 발생한다.

가장 최근에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연구진이 디포 프로베라를 사용한 여성 7만 2,181명과 경구 피임약을 복용한 여성 24만 7,000명 이상을 비교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학술지 Expert Opinion on Drug Safety에 게재됐으며, 장기간 사용자의 경우 수막종 위험이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보고됐다.

연구 책임자인 마히야르 에트미난 박사는 “약물을 오래 사용할수록 위험이 더 커지는 뚜렷한 경향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도, “세 건의 대규모 연구에서 거의 동일한 결과가 도출된 만큼, 이는 매우 강력한 근거로 간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위험이 우려된다면, 여성들은 다른 피임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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