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잠실 김경현 기자] 한화 이글스 엄상백이 후반기 첫 등판서 고개를 숙였다.
엄상백은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 구원 등판해 2⅔이닝 7피안타(2피홈런) 무사사구 2탈삼진 6실점을 기록했다.
전반기 엄상백의 성적은 아쉬웠다. 15경기에 등판해 1승 6패 평균자책점 6.33을 기록했다. 5이닝을 넘긴 적이 7번이다. 한화와 4년 최대 78억원에 계약했다. 최고 대우를 받았지만 성적은 최고라고 부를 수 없었다.
후반기는 불펜으로 보직을 옮겼다. 지난 17일 김경문 감독은 왼손 황준서를 5선발로 승격시킨다고 했다. 엄상백은 롱맨으로 보직을 바꿨다. 앞서 김경문 감독은 "내가 볼 때 (엄)상백이 볼은 나쁘지 않다. 근데 부담이 있는지, 뭔가 안 맞는다. 승이라는 게 딱 오면 다음이 편해지는데, 밝게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이날 후반기 첫 등판이자 '불펜' 엄상백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선발 황준서가 1회에만 3피홈런을 허용, 4실점을 내줬다. 김경문 감독은 곧바로 엄상백을 호출했다. 2회부터 엄상백이 마운드에 올랐다. 2회와 3회 연속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다.
4회 사달이 났다. 수비가 도와주지 않았다. 선두타자 오명진을 루킹 삼진으로 처리한 뒤 박준순에게 뜬공을 유도했다. 잘 맞은 타구였지만 중견수 루이스 리베라토가 잡을 수 있던 타구. 그런데 리베라토가 포구에 실패했다. 마지막 순간 리베라토가 살짝 점프했고, 타구는 글러브에 맞고 떨어졌다. 공식 기록은 좌중간 3루타. 양석환의 좌전 안타로 박준순이 홈을 밟았다. 김기연도 좌익수 방면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쳤다. 이번에는 문현빈이 공을 놓쳤다. 글러브 끝에 맞고 공이 떨어졌다. 이번에도 기록원은 실책이 아닌 2루타로 판단했다. 실책성 수비가 없었다면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낼 수 있었다.
엄상백이 걷잡을 수 없이 흔들렸다. 계속된 1사 2, 3루에서 김대한에게 좌전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정수빈 타석에서 김대한은 도루 실패로 아웃. 정수빈이 2루타를 쳤다. 이유찬이 3-0 카운트에서 한가운데 직구를 통타, 좌월 투런 홈런을 쳤다. 시즌 1호 홈런. 이어 제이크 케이브도 2-1 카운트에서 우월 홈런을 뽑았다. 시즌 10호 홈런. 또한 시즌 19호 연속타자 홈런이기도 하다.
김경문 감독의 인내심은 여기까지였다. 조동욱이 엄상백을 대신해 마운드에 올랐다. 조동욱이 양의지를 1루수 파울 뜬공으로 정리, 길었던 4회가 끝났다.


쉽지 않은 환경이기는 했다. 2회부터 나갈 것이라 예상하긴 힘들었다. 또한 실책성 수비도 두 개나 섞였다. 심지어 모두 외야에서 나와 더욱 치명적이었다.
그러나 엄상백의 과도 적지 않다. 실책을 유발한 타구 2개 모두 정타였다. 실책이 섞이더라도 최소 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오는 것이 투수의 임무다. 하지만 스스로 불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고, 공을 욱여넣다 피홈런을 맞았다. 엄상백이 4회에만 6실점, 경기는 사실상 넘어갔다.
엄상백은 한화 투수진의 마지막 퍼즐이다. 5선발만 완성된다면 한화는 올해를 넘어 오래도록 황금 선발진을 구성할 수 있다. 한화가 오래도록 강팀으로 군림하려면 엄상백이 살아야 한다.
한편 엄상백은 최고 149km/h, 평균 146km/h의 패스트볼을 뿌렸다. 총 56구를 던졌고, 스트라이크 비율은 58.9%(33/45)이다. 직구 31구, 체인지업 12구, 슬라이더 8구, 커터 5구를 구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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