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기아 PV5가 보여준 전동화 모빌리티의 진화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기아(000270)가 야심차게 공개한 '더 기아 PV5'는 단순한 전기차가 아니다. 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Platform Beyond Vehicle, 이하 PBV)을 표방하는 PBV는 기아가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특히 경기 광명시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이번 '더 기아 PV5 테크 데이(The Kia PV5 Tech Day)'는 제품 공개를 넘어 개발 철학과 생태계 전략을 모두 드러낸 자리다.

PV5는 탄생부터 이례적이다. PV5의 본질은 '고객의 다양한 용도에 완벽히 대응하는 맞춤형 모빌리티'다. 즉, 기아는 초기 기획 단계부터 'PBV 전용 신상품 개발 프로세스'를 도입해 고객의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반영했다. 


1000개 이상의 사용자 시나리오를 실제 고객과 함께 검증했고, UX 테스트 벅(Test Buck, 사용성 검증용 모형)을 활용한 사용성 실험, 교통약자 대상 시제품 체험 등 실사용자 기반 접근이 전 과정에 녹아 있다.

주석하 연구개발본부 MSV프로젝트3실 상무는 "미래 모빌리티의 시작을 연 PV5는 개발 초기부터 고객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공간 최대화, 확장성, 연결성을 아우르는 혁신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기아 전 부문의 역량과 긴밀한 협업이 이룬 성과이며, 앞으로도 고객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PV5의 상품성과 완성도를 지속적으로 높여나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공동 개발 방식은 단순히 니즈 수렴을 넘어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의 범용성과 확장성을 높이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는 곧 '맞춤형 모빌리티'를 필요로 하는 B2B 및 공공 수요를 정조준한 전략이다.

PV5는 기아 최초의 PBV 전용 전동화 플랫폼 'E-GMP.S'를 기반으로 한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ntegrated Modular Architecture, IMA) 기술이 적용된 시스템으로, 부품 표준화를 통해 생산 유연성과 비용 경쟁력을 확보했다. 동시에 실내공간 극대화, 충돌 안정성, 배터리 보호 설계 등 모빌리티 핵심 요소에 최적화를 이뤘다.

또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을 통해 차량 구조를 레고 블록처럼 조립할 수 있는 수준까지 유연하게 설계한 점도 주목된다. 기본 7종의 바디 타입에 최대 16종까지 확장 가능한 구조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에 대응하는 기아의 전략적 무기를 의미한다.


기아는 PV5를 통해 PBV 생태계 확장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화성 EVO 플랜트 인근에 'PBV 컨버전 센터'와  'PBV 컨버전 개발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컨버전(특장) 사양을 고려한 기본 모델 설계, 별도 도너 모델 운영, 포털 시스템을 통한 외부 협력 지원 체계 등을 갖췄다.

이는 기존의 차량 판매 방식을 넘어서 완성차 수준의 품질을 갖춘 특장차를 대량으로 생산·공급하겠다는 선언과 같다. 나아가 '플레오스 앱마켓(Pleos App Market)' 등 AAOS 기반 소프트웨어 플랫폼까지 포함한 디지털 생태계도 확보해 고객사 맞춤형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기아는 PV5의 핵심 목표 중 하나로 총소유비용(Total Cost of Ownership, TCO) 최소화를 내세운다. 부품 공용화, 모듈 설계, 내구성 강화 등으로 초기비용뿐 아니라 운영·정비 측면의 부담을 줄였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법인·물류·배달·공공서비스 등에서의 대량 수요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여기에 NCM, LFP 등 배터리 옵션 차별화로 국내외 시장을 이원화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특히 LFP 탑재 모델을 해외 전용으로 설정한 것은 장기 운용과 저비용 운행을 중시하는 시장에 대응하려는 기아의 글로벌 PBV 전략을 반영한다.

PV5는 기아의 PBV 전략이 개념에서 시장 적용 단계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시그널이다. 고객 참여형 개발, 유연한 바디 시스템, 생태계 중심의 컨버전 전략까지. 그간 자동차산업이 전통적으로 접근하지 않았던 방식이 총동원됐다.

기아는 단순히 차량을 많이 팔겠다는 것이 아니다. 고객이 원하는 모빌리티를 플랫폼으로 제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하나의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려 한다. 그리고 PV5는 그 생태계의 실험이자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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