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경기에 나갈 수 있음에 감사하다"
키움 히어로즈 임지열은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0차전 홈 맞대결에 좌익수,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 2타점 2득점 2도루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는 임지열의 '인생경기'라고 불러도 무방헸다. 임지열은 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롯데 선발 나균안을 상대로 좌익수 방면에 안타를 뽑아냈다. 이때 임지열은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를 선보이며 단타를 장타로 바꿔냈고, 곧바로 3루 베이스까지 훔치며 팀에 1사 3루 찬스를 안겼다. 그리고 후속타자 이주형의 안타에 홈을 파고들며, 선취점을 만들어냈다.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임지열은 1-0으로 앞선 2회말 2사 만루에서 다시 한번 나균안과 맞붙었고, 이번에는 중견수 방면에 안타를 쳐 두 명의 주자를 불러들이며 '해결사' 역할까지 해냈다. 게다가 임지열은 다시 한번 도루를 성공시켰다. 지난 2021년 1군 무대에서 처음 도루를 시도한 이후 단 한 번도 1경기 2도루는 없었던 임지열의 첫 멀티도루였다.
임지열은 5회초 1사 주자 없는 세 번째 타석에서도 나균안을 상대로 안타를 뽑아냈고, 7회 무사 1루에서는 롯데의 바뀐 투수 홍민기를 상대로 4안타를 완성했다. 이 또한 임지열의 한 경기 최다 안타로 연결됐다. 이후 임지열은 이주형의 안타 때 스코어링 포지션에 안착했고, 최주환의 적시타에 홈을 파고들면서 두 번째 득점까지 만들어냈다.
임지열은 내친김에 마지막 타석에서 5안타에 도전했다. 하지만 6-3으로 앞선 8회말 2사 1루에서 롯데 정현수를 상대로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래도 임지열은 4안타 2타점 2득점 2도루로 인생경기를 펼치며, 설종진 감독 대행에게 첫 승을 선물했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임지열은 "감독님 첫 승에 도움이 된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4안타 2도루가 처음이더라'는 말에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운이 따랐던 것 같다. 도루의 경우에도 코치님들께서 상대 투수의 성향이나 이런 것들을 많이 도와주시기 때문에 그걸 믿고 뛰었던 것이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날 임지열은 세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친 후에도 도루를 시도했었다. 이는 롯데 선발 나균안의 투구 버릇을 완전히 간파했다고 봐도 무방한 장면. 임지열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나균안의 '쿠세(버릇)'을 알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비밀이긴 하지만, 내게는 그런게 조금 있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타석에서 5안타 욕심은 나지 않았을까. 임지열은 "하고 싶었는데, 사실 그런 것들이 욕심인 것 같다. 똑같이 하다 보면 나올 수 있는 건데 내가 조금이라도 '안타를 치고 싶다. 결과를 내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면 조금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과정에 충실하면 결과는 따라온다는 생각"이라며 "항상 3안타 이후에 또 치고 싶었는데, 그게 잘 안되더라. 그런데 오늘은 운 좋게 4안타-2도루를 해서 정말 기쁘다"고 웃었다.
키움은 전반기가 끝난 뒤 홍원기 감독을 비롯해 고형욱 단장, 김창현 수석코치를 경질하며 큰 변화를 줬다. 하지만 최대한 흔들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그는 "당시 당황을 했는데, 우리는 또 야구를 해야 하지 않나. 누가 떠난다고 야구를 그만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동요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어린 선수들도 내년, 그 이후 주축이 돼서 야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에 집중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인생경기를 펼친 임지열의 후반기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2번 타자로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는 말에 "경기를 계속 나가다 보니 자신감도 생긴다. 그리고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열심히 하려고 한다"며 "팀이 이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래서 내년에도 순위 싸움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팀이 이기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2014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22순위로 넥센(現 키움)의 지명을 받은 뒤 1군 데뷔까지 무려 6년의 시간이 걸릴 정도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던 임지열. 그렇기 때문에 매 경기가 임지열에게는 소중하고 간절하다. 그리고 그동안의 노력이 이날 경기에서 제대로 표출됐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임지열이라는 꽃도 활짝 피어나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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