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기아(000270)가 PBV(Purpose Built Vehicle, 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 시장을 겨냥해 꺼내든 핵심 전략은 바로 설계에서 시작된다.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Flexible Body System)'은 자동차 개발 방식을 다시 쓰는 기아의 도전장이자, 다품종·소량생산 시대에 최적화된 모빌리티 해법이다.
기아의 중형 PBV인 PV5는 기존 차량 설계 개념을 넘어서는 구조 혁신의 결과물이다. 핵심은 '레고 블록처럼 조립하는 바디'라는 새로운 설계 및 생산 방식의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이다.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은 모듈화 기반 차체 설계 구조다.

전면부와 1열까지는 모든 트림이 공유하는 고정부, 그 뒤로는 △리어 오버행 △루프 △쿼터 글라스 △테일게이트 등 주요 부품을 모듈화해 차종과 목적에 따라 조합과 확장을 유연하게 처리할 수 있게 했다.
기아는 PV5에 총 7종의 바디 타입을 먼저 적용했고, 모듈 교체 방식으로 최대 16종까지 확장 가능한 체계를 갖췄다. 카고 콤팩트에서 △카고 롱 △카고 하이루프 △패신저 모델까지 전환이 가능한 이 구조는 조립식 전환 플랫폼이자 맞춤형 생산을 실현하는 기술적 기반이다.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은 유연한 조립 구조 외에도 안전성과 유지보수 측면에서도 진화를 담았다.

조립형 후측방 어라운드 가니쉬와 외골격 환형 구조다. 후측면 패널을 플라스틱 복합재 조각 3개로 나눠 설계해 스크래치나 충돌 시 전체가 아닌 손상 부위만 교체 가능하게 만들었고, 이를 외측 차체 골격까지 확장해 강성을 강화하고 NVH(소음·진동) 성능도 향상시켰다.
특히 롱바디 모델의 경우엔 이를 리어 오버행 연장 모듈까지 이중 적용한 '듀얼 환형 구조'로 설계, 중형 PBV임에도 구조적 강건함을 확보했다. 여기에 금형 2종만으로 슬라이딩 도어 유무를 처리할 수 있는 측면 스틸 패널 설계 최적화까지 병행해 설계 유연성과 생산 효율성의 균형을 이뤘다.

기아의 설계 전략은 실내 공간에서도 이어진다. PV5의 트렁크공간은 바디 타입에 따라 총 7종의 러기지 사이드 트림으로 구성되며, 기아 애드기어, L-Track 마운팅 시스템 등 고객요구에 따라 다양한 비즈니스 및 일상용 확장성을 갖췄다.
이는 PBV의 본질인 '차량 그 이상'이라는 개념을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고객맞춤형 서비스 플랫폼으로 구현한 시도다.
기아는 이번 PV5 출시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대형급 PBV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달부터 패신저 5인승 모델과 카고 롱 모델 양산에 돌입하며, 향후 시장 수요와 고객 피드백을 반영해 모듈 조합을 통한 신모델 출시는 상시 대응 구조로 가져간다는 전략이다.

PBV는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등의 미래차 기술이 집약된 새로운 모빌리티 세그먼트다. 단순히 짐차가 아닌, 모듈 기반의 유연한 서비스 플랫폼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영호 기아 MSV바디설계1실 상무는 "레고 블록식 조립 개념은 초기엔 도전이었지만, PBV 시대에 걸맞은 개발 전환점을 만들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라이프스타일과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술혁 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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