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직 승부는 안 끝났다.
KBO리그가 17일부터 후반기 레이스에 돌입한다. 후반기라고 하지만, 이미 정규시즌은 반환점을 훌쩍 넘어섰다. 이제부턴 1경기, 1경기의 의미가 남다를 전망이다. 특히 8~9월은 더위와 함께 각 팀들의 진짜 저력이 드러날 시기다. 10개 구단 모두 8~9월 승부를 위해 주축들의 에너지를 안배하며 싸워왔다.

올해 정규시즌 우승이 가장 유력한 구단은 역시 한화 이글스다. 한화는 전반기를 52승33패2무, 승률 0.612를 찍었다. 1992년 이후 33년만에 전반기 1위를 차지했다. 나아가 1992년 이후 33년만에 정규시즌 우승에 도전한다.
한화는 겉으로는 우승 얘기를 전혀 안 꺼낸다. 그러나 올해가 우승적기라는 걸 인지하지 못하는 구성원은 1명도 없다. 우승은 할 수 있을 때 무조건 해야 한다. 언제 기회가 또 찾아올지 모른다. 내부에선 아무래도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가 많으니, 1999년 이후 26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려면 무조건 정규시즌 우승을 해서 한국시리즈에 직행해야 한다는 시선이 감지된다.
업계에선 올해 한화의 정규시즌 우승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점친다. 우승은 절대평가가 아니라 상대평가이기 때문이다. 이미 전반기에 한화보다 센 팀이 없다는 게 드러났다. 2위 LG 트윈스에 4.5경기, 3위 롯데 자이언츠에 5.5경기, 4위 KIA 타이거즈에 7경기 앞섰다. 한화야 당연히 이 격차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고 방심은 금물이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볼 때, 이 팀들의 전력을 감안할 때, 이 격차는 절대 하루아침에 안 없어진다.
단, 승부가 끝나지 않은 건 사실이다. 2019년 두산 베어스는 SK 와이번스에 8월 중순까지 9경기 차로 뒤졌으나 시즌 최종전에 극적으로 뒤집기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2~4위 LG, 롯데, KIA는 물론, 5~6위 KT 위즈와 SSG 랜더스를 무시할 순 없다.
LG의 경우 전반기 막판 타선이 안 터졌고, 선발투수들의 페이스가 살짝 처지면서 경기력이 떨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각 파트별 안정감과 짜임새가 리그에서 가장 좋은 팀이라는 평가다. 박해민은 올스타전을 앞두고 수비부터 좀 더 촘촘하게 한다면 한화 추격의 기회가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서 후반기 최고의 다크호스로 꼽는 팀은 역시 4위 KIA다. KIA는 전반기 최종 3연전서 한화에 스윕을 당했다. 힘 대 힘 싸움에서 현저히 밀렸다. 그러나 후반기는 다르다. 2024년 통합우승 멤버들이 다시 뭉친다. 나성범과 김선빈, 이의리의 복귀를 시작으로 8월엔 김도영도 돌아온다. 아담 올러와 윤영철의 몸 상태가 관건이지만, 황동하, 박정우, 윤도현 등 팀의 뎁스를 강하게 할 수 있는 선수들의 복귀도 기대된다. 이 선수들이 돌아와서 잘 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야 하지만, 현 시점에서 후반기에 전력이 극적으로 가장 좋아질 팀이 KIA라는데 이견을 보이는 사람은 드물다.
KT와 SSG를 무시할 수 없는 건 선발투수 때문이다. KT는 전체적인 선발진의 힘이 리그 최고 수준이고, SSG 원투펀치 드류 앤더슨과 미치 화이트는 한화 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급이다. 마운드 짜임새만 보면 한화만큼 좋은 팀이 SSG다.
롯데의 경우 전반기에 전력을 많이 짜낸 흔적이 역력하다. 3연투도 많았고, 부상자가 많은데 뉴 페이스들의 신선한 활약이 돋보였다. 김태형 감독의 힘으로 잡아낸 게임이 많았다. 객관적 전력만 보면 3위에서 내려가도 이상하지 않지만, 전반기 내내 2~3위에서 내려가지 않았다는 점에서 절대 무시할 수 없다.

한화의 후반기 최고의 대항마는 어느 팀일까. 업계에선 LG와 KIA를 가장 유력하게 바라보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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