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상법 개성 등 자본시장 개혁이 신속하게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인적분할 추진으로 논란에 휩싸인 하나마이크론의 ‘결전의 날’이 임박했다. 앞서 파마리서치가 유사한 논란으로 인적분할 계획을 전면 철회한 가운데, 하나마이크론은 ‘강행’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하나마이크론이 계획대로 새로운 출발에 나설 수 있을지, 이후 어떤 행보를 이어가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16일 임시주총서 ‘인적분할’ 결판
반도체 후공정 전문 중견기업이자 코스닥 상장사인 하나마이크론이 인적분할을 본격 추진하고 나선 건 올해 초다. 지난 1월 중순,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을 결정 및 발표하고 절차에 돌입했다.
존속회사는 하나반도체홀딩스(가칭)로 투자사업을 맡는 지주사가 되고, 신설회사 하나마이크론은 주력 사업인 반도체 제품 패키징 및 테스트 사업 부문을 영위하는 것이 인적분할 계획의 골자다. 분할비율은 존속회사 33%, 신설회사 67%다. 아울러 인적분할을 마친 뒤 지주사는 현물출자로 지분을 확보해 하나마이크론 역시 종속회사로 둘 예정이다.
하나마이크론은 이 같은 인적분할 추진 이유로 사업전문성 및 경영효율성 극대화를 꼽았다. 장기적 성장을 위한 기업 지배구조를 확립해 궁극적으로는 전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나마이크론의 인적분할 추진은 시장의 냉랭한 반응에 직면하며 논란에 휩싸였다. 우선, 인적분할 추진 결정 발표 직후 하나마이크론의 주가는 급락을 면치 못했다. 이어진 추진 과정에서도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활기를 띤 것과 달리 아쉬운 흐름이 이어졌다.
주주가치 훼손 논란도 불거졌다. ‘중복상장’, ‘쪼개기 상장’이란 비판을 면치 못했고, 실제 목적은 다른 데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대주주의 지배력을 손쉽게 강화하면서 그에 따른 비용을 절감하고, 나아가 승계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는 사실상 물적분할 후 자회사를 상장시키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가져 온다며 ‘편법 분할’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액트는 현재 소액주주 지분을 5% 가까이 규합한 것으로 알려지며,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도 실행에 옮긴 상태다.

이 같은 논란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자본시장 개혁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더욱 큰 주목을 받았다.
이에 논란 및 반발에 하나마이크론은 설명회를 잇달아 개최하며 적극적인 해명 및 설득에 나서왔다. 유사한 논란에 휩싸여 인적분할을 전격 철회한 파마리서치와 달리 ‘강행 의지’를 거듭 다져온 것이다. 아울러 반대 여론을 달래기 위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도 여럿 제시해왔다. 향후 배당을 적극 실시하는 한편, 최대주주에 대해서는 3년간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결판은 오는 16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날 전망이다. 인적분할은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야하는 사안으로 출석한 주주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해야 한다. 하나마이크론의 최대주주인 최창호 회장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26.64%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기관투자자의 경우 70%가 인적분할에 찬성하고 있다는 게 하나마이크론 측 설명이지만, 가결을 장담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인적분할이 성사된다하더라도 이후 주가흐름과 소액주주들의 대응에 따라 더욱 거센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 경우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 움직임과 맞물려 더욱 큰 부담을 안겨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나마이크론이 오는 16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어떤 결과를 마주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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