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타격의 팀이라고 말씀을 하는데…”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늘 LG를 타격의 팀이라고 말한다. 기동력과 클러치능력, 장타력을 겸비한 타선이 최대 강점이라는 얘기다. 타격이 터져야 좋은 분위기로 연승을 하고, 반대로 연패를 끊는다는 의미도 있다.

그러나 KBO 최고의 안타도둑, 박해민(35)은 생각이 약간 다르다. 박해민은 12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올스타전을 앞두고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좀 더 디펜스에 신경을 써야 안정적인 경기력을 담보할 수 있고, 1위 한화 이글스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 단초가 된다고 믿었다. 사실 염경엽 감독도 디펜스를 바탕으로 지키는 야구가 되는 걸 전제로 깔고 타격이 돼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LG는 전반기를 48승38패2무, 2위로 마쳤다. 1위 한화 이글스에 4.5경기 뒤졌다. LG가 2년만에 다시 통합우승을 하려면 한화를 반드시 끌어내려야 한다. 기본적으로 박해민은 한화를 두고 “1위이니 센 것은 당연하다. 너무 잘 하고 있다. 이젠 우리가 한화를 넘어서야 하는 위치다. 후반기에는 넘어서려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런 측면에서 박해민은 LG가 후반기에 수비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얘기했다. “LG를 타격의 팀이라고 말씀을 하시는데 저는 타격의 팀도 맞지만 LG는 또 수비의 팀이라고도 생각을 하거든요. 그러니까 수비에서 확실하게 끊어줘야 할 때 끊어줘야 투수들도 투구 수가 줄어들고, 이닝을 딱 끊어줘야 타격에 좀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생긴다. 전반기 마치고 선수들과 다 같이 밥 먹었을 때 (오)지환이랑도 그런 얘기를 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해민은 “감독님은 LG를 타격의 팀이라고 말씀하시지만 지환이와 난 수비의 팀이라고 생각을 한다. 수비에서 자꾸 아웃카운트를 하나씩 올려야 한다. 그래야 투수가 편하고 감독님이 말씀한대로 타격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6월달에 좀 그런 부분이 안 됐던 것 같다”라고 했다.
LG는 6월에 다소 주춤했다. 4~5월에 한화와 앞서가다 뒤지다 했지만, 6월을 기점으로 한화에 1위를 내주고 2위 싸움을 하고 있다. LG는 여전히 리그에서 수비력이 가장 탄탄한 팀이다. 그러나 장기레이스를 치르면서 늘 집중력이 유지되긴 쉽지 않고, 후반기에는 좀 더 조여줘야 된다는 생각이다.
박해민은 “수비에서 자꾸 흐름을 조금씩 연결해주고, 안 줘야 될 점수를 줄이면 후반기에는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특히 기온이 높은 여름엔 수비응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수비를 깔끔하게 해야 투수들도 투구수를 줄이고, 타자들도 수비 시간을 줄여 공격에 집중하는 선순환이 만들어진다.

달리 말해 단순히 박해민이나 오지환이 잘 하는 슈퍼플레이를 얘기하는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더 촘촘한 수비에 신경 쓰겠다는 얘기다. 투고타저 시즌이다. 어차피 한화나 3~4위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매 경기 뻥뻥 쳐서 이기긴 어렵다. 박해민이 LG에 중요한 화두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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