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BMW가 다시 한 번 ‘작지만 강한’ 차를 만들었다. 10일 열린 ‘뉴 1시리즈·2시리즈 그란 쿠페’ 시승 행사에서 직접 경험한 BMW 뉴 120은 소형 해치백의 외형 속에 고급 브랜드의 자존심을 오롯이 담아낸 모델이었다.
시승은 서울 도심에서 시작해 인천 BMW 드라이빙센터까지 이어졌다. 차에 오른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0.7인치 터치 디스플레이가 자연스럽게 연결된 커브드 디스플레이다. 버튼을 줄이고 터치 중심으로 구성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직관적이고 빠르며, 전반적인 실내 구성도 잘 정돈돼 있다. 비건 소재 시트와 함께 송풍구 주변에 은은한 조명이 퍼지는 ‘일루미네이티드 메탈 트림’은 실내 공간을 더 고급스럽게 만든다.
시승 차량은 204마력의 2.0ℓ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된 뉴 120 모델. 발을 떼는 순간 느껴지는 반응성은 경쾌하고 민첩하다. 낮은 무게 중심과 전륜 기반 섀시 세팅은 코너에서의 안정감과 직진 주행의 밸런스를 동시에 제공한다. 일상 주행에서는 충분히 부드럽고,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즉각적인 출력 전개가 이어진다.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의 변속 타이밍도 매끄럽고 정확했다.


특히 고속도로 구간에서의 정숙성은 인상적이다. 차량 크기를 감안하면 차음성과 풍절음 억제 능력이 뛰어난 편이다. 스포츠 모드에선 운전자의 의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도 일정하게 유지된다. 해치백이라는 차량 특성상 뒷좌석 공간이 넉넉하진 않지만, 시야 확보나 전반적인 주행 편의성은 흠잡을 데 없다.
주행 외적인 편의 기능도 동급을 뛰어넘는다. BMW 디지털 키 플러스를 활용하면 스마트폰 하나로 차량 잠금·시동까지 제어할 수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기능은 ‘후진 어시스턴트’. 차량이 지나온 경로를 그대로 따라 자동 후진하는 이 기능은 좁은 골목이나 주차장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이외에도 자동 주차 보조, 서라운드 뷰, 고해상도 주차 카메라 등이 기본 적용됐다.

디지털 콘텐츠 환경도 한층 진화했다. TMAP 기반의 내비게이션은 실시간 교통 정보를 반영해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연동되며, BMW 디지털 프리미엄 기능을 통해 유튜브, 멜론, 스포티파이 등 국내외 앱도 다운로드해 사용할 수 있다.
외관은 한층 세련됐다. ‘아이코닉 글로우’ 조명이 들어오는 키드니 그릴과 슬림한 LED 헤드램프, Y 스포크 디자인의 19인치 휠, 블랙 디퓨저 스타일 범퍼 등이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인다. 짧은 오버행과 단단한 비율은 도심형 해치백 특유의 민첩한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BMW는 1시리즈를 ‘올인원’ 모델로, 2시리즈 그란 쿠페를 ‘디자인 중심’ 모델로 구분한다. 이날 함께 시승한 2시리즈 그란 쿠페는 더 긴 전장과 낮은 루프라인을 통해 스포티한 쿠페 감성을 강조한 모델로,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라인업이다.
BMW 뉴 120의 가격은 4840만~5280만원. 수입 소형차로선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시승을 마친 뒤 떠오른 한마디는 이랬다. “작지만 프리미엄은 확실했다.” 1시리즈는 더 이상 입문용이 아닌, ‘작은 BMW’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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