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단양 이정원 기자] "민폐라 생각했어요."
지난 시즌까지 현대건설의 일원으로 활약하던 고민지. 이제는 실업배구 수원시청에서 뛴다. 현대건설은 2024-2025시즌이 끝난 후 고민지를 자유신분선수로 공시했다.
고민지는 2016 신인드래프트 전체 5순위로 IBK기업은행에 입단했다. 2017년 12월 트레이드를 통해 KGC인삼공사(現 정관장 레드스파크스)로 팀을 옮긴 고민지는 174cm 단신임에도 불구하고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이후 2022-2023시즌이 끝난 후 현대건설로 넘어온 고민지는 2023-2024시즌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33경기를 소화하며 현대건설의 통합우승에 힘을 더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에는 14경기 출전에 그쳤다. 무릎이 좋지 않았다. 공격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현대건설도 고민지와 아쉬운 작별을 고해야 했다.

6일 2025 한국실업배구연맹&프로배구 퓨처스 챔프전 단양대회 여자부 양산시청과 경기가 끝나고 기자와 만난 고민지는 "현대건설에 나올 때 너무나도 아쉬웠다. 밉다, 싫다가 아니라 현대건설 선수들과 같이 할 수 없는 게 너무나도 아쉽게 다가왔다. 헤어지기 싫었다"라고 이야기했다.
현대건설을 떠난 후 타팀으로부터 연락을 받지 않은 게 아니다. 분명 고민지를 원하는 팀이 있었다.
고민지는 "다른 팀으로 가고 싶기는 했다. 그러나 다른 구단 입장에서 내 몸 상태를 기다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나는 민폐라 생각한다.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잘 모르는 상황에서 새로운 팀도 나를 마냥 기다릴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냐"라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배구를 계속해야 되나 하는 의문이 있었다. 여러 팀에서 연락도 왔고, 제안도 왔지만 확신이 없었다"라며 "그때 강민식 감독님이 연락을 주셨다. 내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몸을 만들 수 있도록 기다려주신다고 하셨다. 감독님의 믿음 덕분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몸을 만들었다. 감독님의 제안에 '내가 다시 배구를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미소 지었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몸을 만든 덕분에 경기를 소화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고민지는 "외부 재활도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몸을 만드니 괜찮아졌다. 볼 운동도 지장이 없다. 점프도 할 수 있다. 많이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프로를 떠나 실업리그에서 배구를 하는 마음은 어떨까.
고민지는 "내가 생각했을 때 실업리그와 프로리그의 차이는 결국 환경 차이다. 배구를 향한 열정은 다 똑같다. 오히려 열정이나 의지는 더 크다. 환경을 빼면 프로팀 못지않게 열정이 가득한 팀이다"라며 "난 이 팀이 너무나도 좋다. 수원시청은 또 강팀 아니냐. 실업배구는 사계절 내내 볼 수 있느니 많이 보러 오셔서 재밌는 배구 즐기시길 바란다"라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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