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더발리볼 = 단양 이보미 기자] 2000년생의 194cm 아웃사이드 히터 이승준이 2025년 비시즌 강행군 속에서도 뚜렷한 목표와 의지를 갖고 코트에 오르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2024-2025시즌 트레블 달성과 함께 성공적으로 시즌을 마친 뒤에도 안주하지 않았다. 오히려 ‘젊은 피’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집중했다. 지난 4월에는 대만에서 열린 대만 윈스트릭 초청대회에 참가했고, 지난달에는 필리핀과 태국 국가대표팀이 참가하는 ‘ALAS PILIPINAS’ 초청대회에도 다녀왔다.
7월에는 충북 단양으로 향했다. 한국실업배구연맹과 한국배구연맹(KOVO)이 함께 하는 2025 한국실업배구&프로배구 퓨처스 챔프전 단양 대회에도 출격했다. KOVO는 올해 실업배구대회에 남자부 7개 팀, 여자부 7개 팀이 모두 참가할 수 있도록 지원을 했다. V-리그에서 충분한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이 그대로 사라지지 않도록 뛸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이승준에게도 간절한 무대다. 이승준은 2018년 프로 데뷔 이후 아직 주전으로 자리를 잡지는 못했다. 2018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1순위로 OK저축은행에 입단한 뒤 2019년 한국전력으로 이적했고, 2020년에는 현대캐피탈에 둥지를 틀었다. 한 시즌을 마친 뒤 바로 군 복무를 위해 국군체육부대 소속이 됐다. 2023년에 전역한 이승준은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했다. 2023-2024시즌 정규리그 7경기 13세트 출전, 2024-2025시즌에는 1경기 1세트 출전에 그쳤다. 2025년 여름에는 마음껏 코트를 누비고 있다.
단양 대회에서는 프로 2년차 이재현과 원투펀치로 나서고 있다. 이승준은 2경기에서 모두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하며 각각 10점, 14점을 기록했다. 현대캐피탈은 우리카드와 영천시체육회를 모두 3-0으로 물리치고 2연승을 질주했다.
이승준은 “이렇게 비시즌에 여러 대회를 뛴 적은 없었다. 체력적으로 힘들 수는 있지만 모든 것이 경험이고, 내게 도움이 되는 것이다. 정신력으로 잘 버티려고 한다”면서 “아무래도 V-리그 때는 기회를 얻는 것이 쉽지 않다. 경기 감각이나 호흡 등은 코트 안에서 뛰면서 알 수 있는 것들인데 이렇게 배울 수 있어서 정말 선수들에게 좋은 것 같다”며 힘줘 말했다.
아울러 “대만 대회에서는 손발이 안 맞는 느낌이었는데 경기를 치를수록 잘 맞아가고 있어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물론 대만과 필리핀 대회에서 결과가 좋지 않아 아쉬웠지만, 지금 경기력으로 맞붙었으면 달랐을 것이다”며 “선수들끼리도 서로 도움을 주려고 하면서 기량이 발전한 것 같다. 얘기도 많이 하고 있다”며 낙관론을 펼쳤다.

필리핀에서는 팬들의 엄청난 환대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올해 9월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선수권 남자대회가 필리핀에서 열릴 정도로 배구 인기는 증명이 됐다. 현대캐피탈 선수단도 웃었다. 미들블로커 정태준은 앞서 “(이)승준이가 필리핀에서 제일 인기가 많았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이에 이승준은 “선수들 모두 인기가 많았다. 남녀노소 모두 좋아해주셔서 감사했다. 필리핀 대표팀과 경기도 있어서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사실 2년 전 태국에 갔을 때는 태준이 인기가 더 많았다. 올해 필리핀에서도 팬들이 반겨주셔서 놀랐다”며 직접 느끼고 온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꾸준히 기회를 얻고 자신감까지 되찾은 이승준이다. 6번째 V-리그를 앞둔 이승준은 “주전 형들이 있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들어가서 더 좋은 활약을 하고 싶다. 이를 위해 준비하고 있고, 기회가 된다면 주전 자리도 노려본다는 마인드로 파이팅해보겠다. 물론 실력 면에서 부족한 것이 많지만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힘찬 포부를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캐피탈은 기존의 우승 멤버인 아웃사이드 히터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 그리고 국가대표 허수봉까지 새 시즌에도 함께 한다. 또 V-리그를 떠났던 베테랑 아웃사이드 히터 박주형이 다시 현대캐피탈로 복귀했다.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승준도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며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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