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개여고의 에이스였던 그때처럼, 다시 시작되는 송은채의 비상 “단양에서 더 성장하고 싶어요!” [MD더발리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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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응한 송은채./단양=유진형 기자

[마이데일리 더발리볼 = 단양 김희수 기자] 묘하게 익숙한 분위기 속에서 송은채가 비상을 준비한다.

2일부터 10일까지 충북 단양군 일대에서 열리는 한국실업배구연맹 & 프로배구 퓨처스 챔프전 단양대회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의 장이다. 주축 선수들과 외국인 선수들이 빠진 가운데 그간 느껴왔던 경기 출전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이제 프로 2년차를 맞는 아웃사이드 히터 송은채에게도 그렇다. 2024-2025 V-리그 여자부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순위로 한국도로공사의 선택을 받은 송은채는 부개여고 시절 전천후로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많은 기대를 모았던 자원이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역시 높았다. 주로 원 포인트 서버로 나서 총 14경기‧20세트에 출전하며 1년차 시즌을 마무리했다. 신인선수치고는 나름 기회를 받은 편이기도 했지만, 당연히 선수 본인으로서는 만족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랬던 송은채는 단양대회의 여자부 개막전이었던 포항시체육회와의 경기에서 선발 아웃사이드 히터로 나섰다. 풀세트 접전이 펼쳐진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송은채는 팀의 3-2(23-25, 25-17, 25-17, 21-25, 16-14) 승리에 기여했다. 완벽한 경기력은 아니었지만, 한국도로공사 소속으로 코트 위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것 자체가 의미가 있었다.

서브를 구사하는 송은채./KOVO

경기 후 <더발리볼>과 만난 송은채는 “준비를 많이 했는데, 내가 막내라서 부족한 게 너무 많았다. 언니들이 내 부족함을 커버해주신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 팀의 선수 풀이 충분치 않은 상태다 보니 교체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교체를 할 수 없어서 체력 문제가 나타나기도 했다. 어쨌든 다음 경기는 내가 좀 더 잘해서 우리가 쉽게 이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약간의 아쉬움이 섞인 경기 소감을 전했다.

상술했듯 송은채처럼 젊고 재능 있지만 출전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이번 대회는 기회의 장이다. 그는 “선발로 나서는 첫 경기여서 많이 떨렸고 긴장됐다. 하지만 재미도 있었다. 이런 시간들이 나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경기 출전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제가 아직 캐치가 부족하다. 그런데 (문)정원 언니가 제 수비 범위도 좁혀주시고 자신 있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다. 언니 덕분에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며 함께 코트에 나선 리베로 문정원에게 고마움도 전했다.

경기 도중 문정원과 대화를 나누는 송은채./KOVO

경기가 치러진 단양문화체육센터는 V-리그 경기가 치러지는 곳과는 환경이 사뭇 다르다. 관중석 규모도 크지 않고, 코트 타일이 깔리지 않은 곳에는 체육관 마룻바닥이 그대로 보인다. 부저를 누르면 비디오 판독 대신 4심 합의판정이 진행되고, V-리그 팀들은 유니폼이 아닌 연습복을 입고 코트에 나선다.

그러나 고교 무대를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송은채에게는 오히려 이런 환경이 익숙하다. 지방에서 치러지는 각종 고교 대회의 현장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상대 코트에 있었던 여주희‧박은지 같은 선수들은 고교 시절 송은채와 상대했던 선수들이기도 했다. 부개여고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교고 시절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송은채 역시 “프로에서는 늘 같은 체육관과 선수들을 접하게 되는데, 이곳의 분위기 덕분에 오랜만에 고등학교 때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정말 새로웠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나 이제는 부개여고 에이스 송은채가 아닌 한국도로공사의 미래 송은채로 거듭나야 한다. 송은채는 “나는 키가 작은 선수다. 그래서 받는 걸 잘해야 한다. 그런데 아직은 내 리시브가 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이번 대회에서의 경험을 통해 많이 성장하고 싶다. 그리고 그 성장을 기반으로 다음 시즌에는 더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은 미래를 그리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송은채는 “이번 대회를 위해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많은 응원과 관심을 보내주셨으면 좋겠다”고 인사를 전하며 또 한 번 밝은 미소를 지었다. 반짝반짝 빛났던 고교 시절처럼, 송은채는 다시 한 번 빛을 발할 수 있을까. 단양대회는 그 가능성을 점쳐볼 귀중한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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