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만 복귀, 부담감無" '라라랜드' 이본, 자신감 넘치는 '리빙 레전드' [MD현장](종합)

[마이데일리 = 박서연 기자] 배우 이본이 21년 만에 라디오 DJ로 돌아왔다.

30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콩스튜디오에서 KBS 2라디오 '이본의 라라랜드'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DJ 이본, 윤성현 PD가 참석했다.

'이본의 라라랜드'는 나른한 오후 지치고 힘든 중장년층 청취자들에게 하루의 일과를 기분 좋게 마감할 수 있는 긍정 에너지를 선사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이본은 '이본의 볼륨을 높여요'(1995~2004년) 이후 21년 만에 라디오 DJ로 복귀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날 윤성현 PD는 "리빙 레전드 이본 님과 같이 프로그램을 하게 돼서 설레고 기쁘다. 제가 올해로 라디오 PD를 한 지 만 20년이 됐다. 일하면서 긴장되거나 설레는 일이 없는데 오늘은 설렌다. 빨리 이본님의 매력을 청취자님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성현 PD는 라디오 DJ로 이본을 섭외한 이유에 대해 "이본이 라디오 DJ를 한다고 하면 '왜?', '글쎄?' 의문을 표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 같다. 올타임 레전드였다"며 "너무 오래 애청자분들과 만나지 못한 것이 의문일 거 같다. 다시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새 프로그램 론칭을 할 때 0순위로 꼽을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특히 KBS 라디오 하면 이본이 리빙 레전드, 다시 듣고 싶은 아이콘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본은 오랜 공백기 이후 라디오 DJ로 복귀를 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제가 어느 순간 저의 시간을 꽤 오래 가졌다. 엄마가 사실 굉장히 길게 암 투병을 하시는 바람에 제 생각과는 달리, 많은 분들과 오래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엄마가 의지를 갖고 일어나 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라디오로 복귀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적도 없고, 그런 목표, 계획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이렇게 지내와 보니 타이밍이었다. 어떤 작품이든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어찌저찌 하다가 틀어진 경우도 있었고, 라디오는 제 계획에 없었던 플랜인데, 저도 모르게 순식간에 이 과정이 이루어졌던 것 같다"며 "운명인가. 이제는 만나야 될 시간이 돼서 만난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더 설레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제가 생각해도 너무 잘 버틴 것 같다"고 웃었다.

'이본의 라라랜드'는 이본이 정한 프로그램명이다. 이본은 "PD님을 비롯해서 팀원들이 굉장히 좋은 제목을 읊어주셨다. 제 의견을 보탤 생각은 없었는데, 제가 만약 라디오를 다시 한다면 무슨 이름으로 할지 잠 잘 때 생각을 해봤다"며 "마법 같았으면 좋겠고, 순식간에 흘러가는 2시간, 마냥 기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제가 '라라랜드'를 보고 돌아섰을 때 들었던 느낌이면 되지 않을까 했다. 그런데 저한테 생각해놓은 이름 없냐고 하셔서 '이본의 라라랜드'를 생각해봤다고 했다. 흔쾌히 너무 좋다고 해주셔서 '라라랜드'가 탄생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더해 제작진이 생각한 프로그램명에는 "'킬링타임', '리슨업' 등이 있었다. 끌렸던 이름이 꽤 있었는데 '라라랜드'한테 졌다"라며 웃어보였다.

이본은 시그널, 로고송에도 참여했다고. 윤성현 PD는 "지금도 열심히 노래 레슨을 받고 계시더라. 의지를 보여주셨기 때문에 '이본의 라라랜드'라는 시그널 뮤직, 로고송을 반드시 하라고 독려했다. 정말 의지를 가지고 녹음을 해주셨다. 금요일에 녹음해서 따끈따끈하게 준비되어 있다"고 이야기했다.

라디오 DJ 복귀에 대한 주변 반응을 묻자, 이본은 "선후배들한테 일절 얘기를 안했다. 며칠 전에 '단심'이라는 공연을 보러갔다가 채시라 언니한테만 말했다. 너무 기뻐하셨다"라며 "사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알고 계신 분이 저의 선배님 채시라 언니 뿐이다. 일부러 얘기를 안했다. 첫방에 많은 축하를 주지 않아도 괜찮으니, 오다 가다 '얘 이본 아니야?'라고 하면서 알아주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잔잔한 감동을 주고 싶었다"고 답했다.

이본은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에 대해 "제가 만나보고 싶은 게스트들은 정말 많다. 함께 하고 싶은 게스트도 많지만, PD님과 상의를 할 것"이라며 "서태지 씨도 만나보고 싶고, 솔리드 멤버들도 만날 수 있다면 보고 싶다. 김건모, 신승훈, 조PD, 박기영, 박혜경, 박정현, 린 등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 많다"고 주르륵 떠오르는 아티스트들을 언급했다.

이에 진행자가 젊은 후배들은 없냐고 묻자 "블랙핑크 제니, BTS 좋다. 지디(GD)도 좋다. 음악도 너무 좋다"라고 해 웃음을 안겼다.

21년 전과 라디오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이본은 "그때도 지금도 그것 때문에 할 걸 못하거나 하지는 않을 거 같다. 오히려 더 내추럴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런가 하면 이본은 21년 만에 라디오 DJ로 복귀하는 데에 전혀 부담감이 없다는 남다른 자신감을 표했다. 이본은 "저 부담감 없다. 저는 굉장히 심플하다. 저는 진심을 다할 거다. 그 진심을 다하면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걸 경험해봤기 때문에, 경험해봤던 그 길을 선택해서 갈 거고, 진심을 다해서 할 거다"고 말했다.

또한 "어떠한 연령대를 잡겠다는 것보다 어떻게 우연히 접해서 '방송 좀 시원하게 하는 것 같다'며 계속해서 한두 분씩 찾게 할 것"이라며 "이본이 좋고, 음악이 좋고, '라라랜드'가 좋은 분들을 다 모으고 싶다. 굉장히 욕심이 많은데, 한 번 해보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끝으로 이본은 목표를 묻자 "'이본의 볼륨을 높여요'만큼 장수하는 게 목표"라며 "'라라랜드'도 도저히 방송을 할 수 없을 순간이 올 때까지 할 거다. 매일같이 관리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는 여자다. 건강도 잘 챙기겠다.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하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부터 매일 오후 4시~6시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