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촐하게 시작된 이임식 겸 퇴임식은 박 관장의 진솔한 소회와 함께 예상치 못한 유쾌한 퍼포먼스로 참석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박 관장은 퇴임사에서 "35년, 3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공직에 몸담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여러분과의 첫 시작, 그리고 마지막 인사"라며 동료들과의 깊은 유대감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공직 생활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으로 6급 재직 시절 감사실에서 겪었던 한 일화를 소개하며, 공무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했다.
◆ "공무원의 역할은 대단한 것"…졸업장 찾아준 감동 사연
박 관장이 회고한 사연은 이러했다. 당시 66세의 한 할머니가 평생교육 시설인 운성학원(現 홍지 중고등학교)에서 중고등학교 학력을 취득하려 했으나, 순천남초등학교 졸업장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할머니는 졸업 사실을 증명할 수 없어 순천남초 교장, 교감은 물론 순천교육청 담당 장학사에게까지 찾아갔지만, 졸업 대장에 이름이 없다는 이유로 번번이 거절당했다.

당시 상부에서는 다른 업무도 바쁜데 초등교육과로 넘기라며 만류했지만, 박 관장은 "졸업이 확인되지 않으면 할머니가 졸업하지 않은 것으로 남게 된다"며 고집을 꺾지 않고 직접 해당 사안을 추진했다. 결국 그의 노력 덕분에 할머니는 졸업장을 발급받을 수 있었다.
박 관장은 이 사연을 전하며 "그 할머니는 이후 중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하고 시인으로 등단하여, 4~5년 전에는 '한국인을 빛낸 시인 100인'에 들기도 했다"고 밝혀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지금도 그 할머니와 연락하며 지내고 있다"며, 공무원 한 사람의 작은 노력이 한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 즐거운 마음으로 마무리…애일리 댄스 퍼포먼스
박 관장은 나주도서관에서 보낸 지난 6개월에 대해서도 "도서관 식구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근무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살자"는 메시지를 남기며, 준비한 영상과 함께 가수 애일리의 신나는 댄스곡에 맞춰 춤사위를 선보이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퇴임식의 대미를 장식했다.
박진수 관장은 마지막까지 유쾌하고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직원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며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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