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복귀에 ‘보조금 전쟁’ 재점화… 통신 3사, 출혈 경쟁 불가피

마이데일리
서울 시내의 한 통신 3사 대리점. /뉴시스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SK텔레콤이 유심 해킹 사태로 중단했던 영업을 50여일 만에 재개하면서, 통신업계에 보조금 경쟁의 불씨가 다시 붙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도 대형 리베이트를 앞세워 맞불을 놓고 있으며, 오는 7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를 앞두고 마케팅 경쟁은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24일 전국 2600여개 대리점에서 신규 가입과 번호이동 접수를 재개했다. 지난 4월 유심 해킹으로 인해 신규 가입 업무를 전면 중단한 지 51일 만이다.

영업 재개 첫날 SK텔레콤은 경쟁사로부터 5447명의 번호이동 가입자를 유치했으나, 자사 이탈 인원이 5190명에 달해 순증 규모는 257명에 그쳤다. 업계는 “중단 기간 동안 약 50만~60만 명이 타사로 이동했다”며 “SK텔레콤이 점유율 방어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SK텔레콤은 단말기 유통점에 최대 100만원에 달하는 판매 장려금을 제공하며 시장 반등을 노리고 있다. 공시지원금도 상향 조정됐다. 갤럭시 S25는 최대 48만원, 아이폰16 시리즈는 최대 53만원 수준의 지원금이 책정됐고, 일부 유통점에서는 저가 요금제 가입 시에도 0원 개통이 가능한 조건이 등장하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KT는 번호이동 조건에서 갤럭시 S25 기준 최대 109만원, LG유플러스는 최대 120만원에 이르는 보조금을 책정했다. 일부 대리점에서는 페이백이나 사은품을 더해 소비자 혜택을 극대화하고 있으며, 3만원대 요금제에도 고가 리베이트가 제공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서울 시내의 한 통신 3사 대리점. /뉴시스

통신 3사의 보조금 경쟁은 다음 달 22일 예정된 단통법 폐지 이후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단통법이 폐지되면 공시지원금 상한(47만원)과 추가지원금 비율 제한(공시의 15%)이 사라져, 통신사들은 보조금 규모를 자율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 여기에 7월 말부터 삼성전자와 애플의 플래그십 신제품 출시가 예고돼 있어, 업계는 보조금 경쟁이 여름철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선 단기적으로는 소비자 혜택이 늘어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마케팅 비용 부담이 통신요금 인상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특히 무분별한 보조금 경쟁은 통신시장 질서를 훼손하고 소비자 간 형평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시장 과열에 대한 정책당국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보조금 경쟁의 과열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당국은 단통법 폐지 이후에도 불공정 영업 행위나 소비자 피해 발생 시 유통 질서 개선 가이드라인을 통해 대응할 계획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폐지를 앞두고 통신사들이 점유율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선 일시적인 혜택이 커질 수 있지만, 장기적인 시장 혼란과 후폭풍에 대한 우려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SKT 복귀에 ‘보조금 전쟁’ 재점화… 통신 3사, 출혈 경쟁 불가피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