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법사위원장’ 두고 기싸움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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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양당 오찬 회동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김병기(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양당 오찬 회동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손지연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을 두고 힘겨루기를 이어가고 있다. 여야 원내 지도부 구성이 완료된 지 일주일이 지난 26일에도 상임위원장 재배분과 본회의 개최 여부 등 현안에 대한 협상을 이어갔으나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여야는 수차례 회동에도 평행선을 그리며 결론 없이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27일 본회의 개최를 요청해 단독 처리 가능성을 열어뒀다. 

◇ ‘상임위‧본회의 개최’ 파행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종료 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1시간 넘게 오찬을 가졌다. 하지만 해당 오찬에 배석한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오찬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문진석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6월 임시국회 내에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하기 위해 27일 본회의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며 “본회의를 열 수 있도록 (국민의힘에) 협조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야당은 의회 내 견제, 균형을 위해 법제사법위원장,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양보할 것을 요구했고 (여당이) 들어주지 않는 상황에서 현재 본회의 개최는 협력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의 장관 인선과 여야의 지도부 구성 등으로 인해 현재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 기획재정위원장,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운영위원장 등 5곳 상임위원장이 공석이다. 21대 대선 이후 여당이 된 민주당은 22대 국회 개원 당시 여야 합의로 지정한 국회 전반기 원 구성을 유지하자는 입장인 반면, 야당이 된 국민의힘은 정권이 교체됐으니 원내 제1야당인 자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것이 국회 운영의 ‘견제와 균형’에 맞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 입법 과정에서 본회의에 안건이 상정되기 위해서는 법사위의 의결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소수 야당이 된 국민의힘은 본회의에 법안이 상정될 경우 입법 추진을 막을 방안이 없다. 

여야는 상임위 배분과 국회 본회의 일정 협의를 위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파행만 거듭하고 있다. 여야 원내수석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약 1시간 20분간 회동을 했으나 결론은 없었다. 또 여야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한 후 같은 날 재차 협상에 나섰지만 합의를 보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 문금주 원내대변인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원식 의장과 회동 후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 문금주 원내대변인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원식 의장과 회동 후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합의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오는 27일 본회의를 개최해 공석인 상임위원장을 선출한다는 방침이다. 문 원내수석은 “저희는 (내일) 반드시 본회의를 개최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합의처리가 가장 좋겠지만 불가피하다고 한다면 예결위원장 선임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기재위원장은 국민의힘 내부 논의를 거쳐야 해 이를 제외한 4개 상임위원장 선임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기재위원장은 송언석 의원이 원내대표로 당선돼 공석인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27일 본회의 개최를 강행할 경우 의원총회를 개최해 대응방안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유 원내수석은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본회의 개최를 강행한다면 어떻게 대응할지 원내지도부간 논의하고, 의원총회에서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여야 원내대표 오찬 회동이 결렬된 후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이날 오후 2시 30분 국회에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예정됐다. 하지만 해당 회동에 국민의힘은 참석하지 않았다. 김 원내대표와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우 의장과 회동에서 27일과 30일 본회의 개최를 요청했다. 우 의장은 민주당 측의 본회의 개최 요청에 즉답을 피하고 내일 아침에 결정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해 (내일) 본회의를 열어달라고 의장께 요청했다”며 “국무총리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이 안 되더라도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총리 인준이 필요해 30일에 본회의를 열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문 원내대변인은 “오늘 의장님 주재로 여야 원내대표하고 운영수석이 같이 만나기로 돼 있었는데, 국민의힘에서 일방적으로 안 오셔서 좀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 측에서 내일 아침에 의장님과 따로 뵙자고 연락이 왔다고 한다”며 “오늘도 같이 만나 얘기했어야 하는데 분명히 연락이 갔는데 못 받았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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