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무산→0% 굴욕 잊었나…KBS '디어엠' 재탕 삼탕 편성 [MD포커스]

마이데일리
박혜수 / 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KBS가 시청률 0%대를 기록한 드라마 '디어엠' 재편성을 결정했다. 주연 배우 박혜수의 학교폭력 의혹으로 첫 방송이 무산된 이 작품은 이미 국내외에서 두 차례 방영된 바 있어, KBS의 '재탕' 편성이 공영방송의 책무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디어엠'은 2021년 KBS 2TV에서 첫 방송될 예정이었으나, 박혜수의 학폭 논란이 불거지며 편성이 전면 보류됐다. 이후 일본과 글로벌 OTT 플랫폼을 통해 우회 공개됐고, 지난 4월에는 케이블 채널 KBS Joy에서 국내 첫 방송이 이뤄졌다. 그러나 시청률은 0%대에 머물렀고, 지난 5월 별다른 반향 없이 조용히 종영했다.

그럼에도 KBS는 이 드라마를 다시 수목드라마로 편성했다. 오는 7월 9일 밤 11시 5분, KBS 2TV를 통해 '디어엠'이 다시 안방극장을 찾는다. "이번 편성을 통해 더 많은 시청자분들께서 '디어엠'을 만날 수 있게 돼서 기쁘다"는 제작진의 설명과 달리,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왜 또 방송하냐"는 냉소적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디어엠' / KBS

KBS는 재편성 배경에 대해 "해당 드라마를 편성·방송하지 않으면 약정한 제작비를 지급하기 어렵다"며 "제작사는 배우 출연료를 포함한 모든 제작비를 지출한 상태이고, 방송 지연으로 재무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의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설명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학폭 논란으로 방송이 무산됐던 콘텐츠를 재편성하는 것을 넘어, 약 2달 만에 다시 송출하는 것은 새로운 창작에 대한 책임을 지닌 공영방송의 역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KBS Joy에서 이미 방영된 콘텐츠가 KBS 2TV 본채널로 다시 편성되는 사례는 드물다. 앞서 시청률, 화제성 모두 실패를 맛본 콘텐츠를 재정상 이유로 재활용하는 결정이 과연 시청자의 기대와 선택권을 존중하는 판단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결국 '디어엠'은 학폭 논란, 저조한 시청률, 이례적인 편성이라는 삼중의 부담을 안은 채 세 번째 방송을 앞두고 있다. "누구나 그 시절에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드라마를 통해 경험하며, '디어엠'의 매력을 온전히 즐길 수 있길 바란다"는 제작진의 바람이 이번에도 공허한 메아리로 남을지, 시청자들의 평가가 주목된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학폭 무산→0% 굴욕 잊었나…KBS '디어엠' 재탕 삼탕 편성 [MD포커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