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세 매우 좋은 투수, 되게 리스펙트” KBO 최고 에이스 향한 분노는 어느새 사르르…임지열은 쿨가이[MD고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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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열의 분노/티빙 캡쳐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폰세는 매우 좋은 투수다. 되게 리스펙트 한다.”

2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 키움이 0-3으로 뒤진 3회초 2사 1루였다. 타석에는 임지열. 마운드에는 한화 에이스 코디 폰세. 볼카운트 1B였다. 폰세가 피치클락을 약 5초 남긴 시점까지 투구를 하지 않자 문동균 주심이 타임을 외쳤다.

임지열과 폰세의 신경전/티빙 캡쳐

문동균 주심은 마운드 쪽으로 살짝 걸어가 박수를 한 차례 치고 두 손을 돌리는 제스쳐를 취했다. 폰세에게 조금 빠르게 투구를 해달라는 주문이었다. 폰세가 피치클락을 떠나 투구 준비가 됐는데도 시간을 지연한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자 폰세는 이번엔 투구판을 밟고 재빨리 2구를 투구했다. 그러자 이번엔 임지열이 타임을 요청하고 반발했다. 자신이 타격할 준비가 채 되지 않았는데 왜 빠르게 투구를 하느냐는 것이었다. 투수도 타자도 피치클락 규정에 맞춰 준비를 하면 되는데, 임지열이 살짝 예민했던 장면이다. 어쨌든 임지열도 타석에 있었기 때문에 폰세의 투구에는 규정상 문제가 없었다.

단, 임지열로선 폰세가 1~2구만에 투구 템포를 심하게 바꾸니, 화가 날 수는 있었다. 그러자 폰세도 임지열을 바라보며 두 손가락을 가리켰다. 이미 이날만 앞선 타석에 이어 2회 요청이 아니냐는 의미. 물론 타자는 타석당 두 차례 타임 요청이 가능하다. 임지열의 타임 요청 역시 규정상 문제는 없었다.

어쨌든 두 사람의 신경전으로 양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와르르 나왔다. 요즘 벤치클리어링은 실제 치고 받는 폭력 사태로 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키움 선수들도 한화 선수들도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평화롭게 마무리됐다. 키움은 플레잉코치 이용규가 적극적으로 상황을 중재했고, 한화는 노련한 양상문 투수코치가 폰세는 물론 심판들과도 의견을 교환했다.

이틀이 흐른 24일. 키움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IA 타이거즈와 주중 3연전 첫 경기를 가졌다. 임지열이 마침 6-6 동점이던 6회말 1사 1,2루서 성영탁을 상대로 좌중월 결승 스리런포를 터트렸다. 성영탁의 커터가 낮게 잘 떨어졌으나 임지열이 매우 좋은 타격을 했다. KIA의 7연승을 저지하는 한 방.

궁금했다. 임지열에게 폰세와의 신경전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임지열은 매우 쿨했다. “나도 그렇고 폰세도 그렇고 야구장에서 열정적으로 하다 보니 해프닝이 일어났다. 나도 뭐 그 선수에게 악감정이 있는 건 아니다. 뭐 그 전날에 취소됐는데 얘기하고 그랬다. 투수는 마운드에서, 나는 타석에서 좀 감정이 격해지다 보니 오해가 있었다. 다음에 만나면 인사 잘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임지열/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심지어 임지열은 “폰세는 매우 좋은 투수죠. 지금 성적만 봐도 매우 좋은 투수고 되게 리스펙한다. 경기서는 뭐 나도 이겨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마운드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리스펙트 한다. 되게 좋은 공을 던진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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